[앵커]
보통은 현금인출기를 30분 넘게 쓸 일이 없죠.
이런 모습을 보이는 사람은 전화금융사기, 즉 보이스피싱 수금책일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최근 실제로 한 수금책이 퇴근길 경찰 수사관에 덜미가 잡혔습니다.
이성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가방을 멘 한 여성이 현금 입출금기로 어디론가 송금하고 있습니다.
삼십여 분간 부스 안에 있던 여성은 밖으로 나와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콜택시를 타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고 합니다.
이 모습을 계속 지켜보던 한 남성이 택시를 세운 뒤 여자와 이야기를 하더니 승합차에 함께 탑니다.
현행범 체포 장면입니다.
여성은 전화금융사기 수금책 19살 A 양이고, 남성은 충북 진천경찰서 소속 최상기 경사입니다.
최 경사는 야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중 현금입출금기 안에서 젊은 여성이 가방에서 돈을 꺼내 수차례 송금하는 것을 수상하게 여겼습니다.
A 양은 충북 음성군청 앞에서 50대 피해자로부터 920여만 원을 건네받아 송금하고 다른 장소로 이동하려던 중이었습니다.
[최상기 / 충북 진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 ATM기 옆을 지나가다 보니까 원피스를 입은 여성분이 큰 메신저 백을 메고 가방에서 현금을 꺼내서 송금하는 것을 보고 좀 이상하다 싶어서 지켜보게 됐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A 양은 아르바이트를 구하려고 인터넷 구직 사이트에 프로필을 올린 뒤 보이스피싱 총책으로부터 연락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또 자신은 여행사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았다며, 여행 대금을 받은 뒤 회사로 입금하면 되는 것으로 알았다고 경찰 조사에서 말했습니다.
반면 피해자는 총책으로부터 저금리 융자를 받게 해주겠다며 기존 대출액을 A 양에게 건네 상환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자는 이 수법으로 다섯 차례에 걸쳐 5천5백여만 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상기 / 충북 진천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 : (금융기관이라면서) 현금을 요구하는 경우나 수사기관에서 범죄와 연루돼 수사하고 있다며 개인정보, 현금, 상품권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100% 보이스피싱입니다.]
충북 진천경찰서는 A 양을 사기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는 한편 총책 등 조직원들을 쫓고 있습니다.
YTN 이성우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