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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Y] 도로 한 가운데 '수영장'...농촌에서 더 심각한 사유지 도로 분쟁

2022.08.23 오전 05:28
[앵커]
오랜 기간 사람들이 다니던 길이었는데, 땅 주인이 지나다니지 말라며 막은 곳이 꽤 많죠.

도심뿐 아니라 농촌 지역도 마찬가지입니다.

농촌 인심이 예전 같지 않다고 마냥 치부하기도 어렵습니다.

개인 재산권과 통행권이 충돌하는 현장, 제보는 Y, 지환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도 철원, 한적한 산간 마을입니다.

바로 옆엔 하천이 흐르고요.

차 한 대 정도 지나다닐 수 있는 도로입니다.

그런데 출입금지 표지판이 세워져 있죠.

마치 전체가 사유지인 것처럼 보이는데요.

좀 더 가보겠습니다.

길을 따라 올라가자 도로 한가운데 떡하니 나타나는 건, 맞습니다. 수영장입니다.

주변에 콘크리트까지 쳐놨습니다.

바로 옆 집주인이 도로에 포함된 자기 땅에 설치했습니다.

수영장 옆엔 커다란 컨테이너까지 놓였습니다.

수영장과 컨테이너 사이 간격은 폭 1m 정도입니다. 차량은 안 되고 사람만 지나다닐 수 있습니다.

길이 이 집에서 끝난 건 아닙니다.

위에도 집이 있고, 사람이 삽니다.

고추농사 짓고 깨를 심던 밭도 있습니다.

진입로가 막혀 차가 오갈 수 없어 농사는 포기, 잡풀만 잔뜩 올랐습니다.

윗집 주민은 생필품 보급도 어렵습니다.

[윗집 주민 : 보시면 알겠지만, 보일러실 기름 다 떨어졌어요. (보일러실?) 기름이 못 올라오지. 차가 막혀서. 가스도 지금 달랑달랑하고.]

길 전체가 사유지는 아닙니다.

사실 마을 주변 대부분은 국유지입니다.

도로 일부 포함된 사유지를 두고 이웃 간 다툼이 일을 키웠습니다.

차 타고 오가며 시끄럽고 먼지 날린다며 싸우던 일이 반말, 욕설, 삿대질로 커졌고 그래서 홧김에 저지른 내 땅 재산권 행사가 소송까지 이어졌습니다.

[수영장 설치 주민 : 나도 열어주고 대문만 여닫고 다니면 난 열어주려고 마음먹었어요. (그런데) 우리가 대문을 놨다고 나쁘다고, 3대가 빌어먹는다고 온 동네 다니면서 욕은 욕대로 하고.]

군청 직원이며 경찰이며 여러 차례 현장에 나왔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습니다.

수십 년 이용하던 통행로가 갑자기 막힌 곳도 있습니다.

이달 초 평창 대관령 펜션 단지 모습.

차량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길이 막혀 관광객들이 꼼짝을 못합니다.

수십 통 112신고에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통행로 중간에 세운 차는 밤새 빼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받은 당시 현장 제보 사진입니다.

보시다시피 차량이 길을 막았죠. 바로 이곳입니다.

지금은 보시는 것처럼 차를 빼 통행이 가능한데요. 무슨 일이 있던 걸까요?

차를 막았던 길목은 인근 말 목장 소유, 목장 땅임자는 산림청입니다.

수년 전 국유지를 임대받은 목장 주인이 갑자기 울타리를 친 겁니다.

[피해 펜션 주인 : 그렇죠. 강제로. 손님도 다 있는데 성수기에. 손님들이 백 명 이상 다 갇혀 있었던 거죠. 국유림을 임대로 빌려서 말 목장으로 하는 거예요. (그런 뒤에) 자기 도로 소유권을 주장하기 시작한 거예요.]

펜션을 나가려는 사람들은 급한 대로 배추밭 옆 비포장 산길을 내려가야 했습니다.

통행로를 막은 이유는 뭘까?

목장주는 일단 길이 아니라고 합니다.

[국유지 임대 목장주 : 여기는 길이 아니고 목장 내 부지입니다. 목장 내에 있는 목도(牧道). 말이 나가지 못하게 울타리를 쳐야 하잖아요. 말에 대한 도난의 우려도 있기 때문에….]

펜션 주인들은 목장주와 산림청 간 국유지 임대 계약 해지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산림청은 이미 개인에 임대한 땅이고, 군청이 먼저 도로로 지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부지방산림청 관계자 : 주민들이 평창군에 요구해서, 평창군에서 움직여줘야지 실마리가 풀릴 것 같아요.]

사유지를 둘러싼 주민 갈등과 도로 분쟁, 그리고 법적 다툼.

이게 이제 비단 도심만의 일이 아닙니다.

해결을 위한 명확한 기준과 해법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지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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