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돌아온 봄에도 민둥산뿐...더딘 복구에 여전히 잿더미만

2023.03.04 오전 05:14
동해안에서 최악 산불…가뭄·강풍 속 피해 폭증
열흘 가까이 2만㏊ 태워…재산 피해만 1,000억 원
나무 사라진 민둥산 아래서 장마철 산사태 걱정
[앵커]
서울 면적의 1/3에 해당하는 숲을 태우며 역대 최악의 산불로 기록된 지난해 동해안 산불.

어느덧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습니다.

워낙 피해 규모가 큰 탓에 복구 작업은 더디고, 이재민들의 고통은 갈수록 커지고 있는데요.

산불 발생 1년을 맞아 김근우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강한 바람을 탄 불씨가 여기저기 불을 옮깁니다.

숲을 헤쳐나온 소방대원들이 사력을 다해 물을 뿌려보지만 역부족입니다.

한때 울창한 수풀이 가득했던 산은 검게 탄 나무토막과 잿더미만 남았습니다.

열흘 가까이 이어지며 역대 최악의 피해를 남긴 동해안 산불.

경북 울진과 강원 삼척 등을 휩쓸며 2만 헥타르가 넘는 산림을 불태웠습니다.

재산 피해만 천억 원이 넘었고, 집을 잃은 사람은 셀 수도 없었습니다.

그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피해 규모가 워낙 컸던 탓에 복구 작업은 더디기만 합니다.

이렇게 여전히 곳곳에는 잿더미가 된 나무들이 남아있고, 보이는 산마다 벌거벗은 민둥산입니다.

주민들은 당장 민둥산 아래서 맞아야 할 장마철이 걱정입니다.

임시로 만든 보강 구조물은 산사태를 막기에 부족합니다.

[남영애 / 울진 신화2리 : 산이 민둥산이 돼서, 불이 나서 비만 오면 흙하고 빗물이 막 내려오고, 밤에 소방차가 오고 불안해서, 하수도가 다 막혀서…. 이 가뭄 끝나면 비가 올 텐데 지금 걱정이에요.]

올해 들어서야 겨우 장기적인 복구를 위한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피해 범위가 너무 넓은 탓에 복구 완료 시점조차 계산하기 어렵습니다.

[울진군 관계자 : 벌목을 하고 조림을 해야 하거든요. 그러니까 올해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조림이 시작되는 겁니다. 장기 계획으로 잡아야 합니다. 워낙 방대하고 예산 문제도 있어서, 5년 계획으로 잡고 있습니다.]

주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아름다웠던 산림이 제 모습을 되찾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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