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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Y] 무너진 뒷산에 덮어둔 천막...자치단체 외면

2023.09.08 오전 04:22
[앵커]
지난달 한반도를 관통한 태풍 카눈으로 강원 동해안에서 산사태 피해를 입은 주민이 있습니다.

건물 내부 토사를 모두 치우긴 했는데, 한 달 가까이 다시 일을 시작하지 못하는 난감한 상황을 YTN에 제보했는데요.

홍성욱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건물 내부가 토사로 가득합니다.

지난달 10일, 태풍 카눈 영향으로 폭우가 쏟아진 강원 동해안.

산 경사면이 무너지며 광고 업체 건물을 덮쳤고 내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습니다.

한 달 뒤 찾은 피해 현장.

쏟아진 토사는 간신히 치웠지만, 건물 뒤 벽면은 여전히 뻥 뚫렸습니다.

천막을 열고 나가면 축대 위로 무너진 뒷산이 그대로 보입니다.

산사태가 발생한 곳입니다. 속초시가 추가 피해를 막겠다며 천막을 덮어놨는데요. 말 그대로 임시방편입니다. 또다시 큰 비가 내리면 금방이라도 무너져 내릴 듯 위태롭습니다.

실제로 산사태 발생지역 주변 나무들이 심하게 기울어졌습니다.

언제든 다시 사고가 날 수 있어 주민은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장동석 / 산사태 피해 주민 : 손 내려놓고 지금 있는 상태고 아까도 보신 거와 마찬가지로 안에 들어와서 공구류라도 좀 정리할 수 있는, 내가 할 수 있는 건 해야 된다는 생각으로 지금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암담하죠.]

파손된 건물과 기기 등 피해액이 2억 원에 달하는데, 지원은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무너져 내린 뒷산 정비 공사 역시 기약조차 없습니다.

인근 고성 지역과 달리 속초지역은 특별 재난구역 지정에서 제외됐고, 무너진 산은 피해주민도 지자체도 아닌 개인 소유 공원 구역이기 때문입니다.

속초시는 안타까운 사정은 이해하지만, 피해를 지원해줄 근거가 없다고 말합니다.

산사태 발생 지역 정비는 국비를 지원받아야 가능하다는 겁니다.

[속초시청 관계자 (음성변조) : 저희 시장님께서는 전체적으로 이렇게 좀 국비를 지원받아서 이렇게 (정비) 하고 싶어 하시는데, 아직 예산이 (없고), 국회의원님 오시고, 도지사님 오시고 이렇게 했을 때 국회의원님한테 이렇게 그 부분들을 요청을 했었어요.]

제대로 된 정비 없이 천막으로 가려놓은 산사태 발생 현장.

자치단체 외면에 피해 주민은 현장을 볼 때마다 숨이 턱 막혀 옵니다.

[장동석 / 산사태 피해 주민 : 어떻게든지, 어떻게든지 이거를 이겨내야 하는데 좀 많이 벅찹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 : 박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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