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부동산 대출받아 준다더니 '휴대폰 개통 사기'

2024.04.08 오후 04:47
[앵커]
부동산 대출을 미끼로 피해자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최신 스마트폰을 개통하고, 장물업자에게 넘겨 15억 원을 챙긴 사기조직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급전이 필요한 영세상인들이 범행 대상이었는데, 생활고 끝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해자도 있었습니다.

차상은 기자입니다.

[기자]
PC방에 있는 남성을 경찰이 체포합니다.

대출을 미끼로 스마트폰 개통 사기 행각을 벌인 사기 조직 총책 40대 A 씨입니다.

급한 돈이 필요한 영세 상인들에게 접근해 부동산 대출을 받아주겠다고 속이고는, 피해자 개인정보를 넘겨받아 최신 스마트폰을 개통했습니다.

이렇게 확보한 스마트폰과 유심칩을 곧바로 장물 업자에게 넘겨 1대당 백만 원이 넘는 현금을 챙겼습니다.

사기 조직은 명의를 빌려주면 가짜 전세계약서를 만들어 은행 대출을 받아주겠다고 피해자들에게 말했는데, 실제 대출이 이뤄진 건 단 1건도 없었습니다.

처음부터 스마트폰만 빼돌리기 위해 접근한 겁니다.

[최해영 / 부산경찰청 형사기동대 팀장 : 나중에 요금이 청구되고 계속 (대출이) 연기되면서 어느 순간 연락이 끊어지니까 그때야 피해당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2020년 7월부터 3년 가까이 확인된 피해자는 3백19명.

한 명이 스마트폰 여러 대를 개통하다 보니 피해 금액은 15억 원이 넘습니다.

장물업자에게 넘어간 유심칩이 대포폰으로 사용되면서 쓰지도 않은 통신비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피해자 가운데 일부는 불법 대출이라는 것을 알고도 명의를 넘긴 혐의로 함께 입건됐습니다.

가짜 전세 계약서를 이용한 대출 자체가 은행을 속이는 범죄인 탓에, 사기 피해를 보고도 경찰 신고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세 자녀의 아버지는 사기 조직의 대출을 기다리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습니다.

[숨진 피해자 아내 : 조금만 기다려라, 조금만 기다려라, 그 기다림 때문에 돈 빌려 쓰고 돌려막기하고. 그렇게 희망 주다가 우리 신랑 결국 죽지 않았나 했더니 그 뒤로부터 그 사람들(사기 조직)이 내빼고 연락조차 안 되더라고요.]

경찰은 총책 A 씨 등 2명을 구속하고, 개통업자와 장물업자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차상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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