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현장영상+] "딸 수상 갑작스러워... 번역가 잘 만나 '좋은 번역' 할 수 있어"

2024.10.11 오전 10:38
[앵커]
어제 우리나라 최초로 소설가 한강 작가가 노벨 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죠.

한 작가의 아버지도 장편소설 '아제아제 바라아제' 등으로 널리 알려진 소설가 한승원 씨입니다.

지금도 고향인 전남 장흥 해산토굴에서 창작에 몰두하고 있는데요.

딸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겠습니다.

[한승원 작가 / 노벨문학상 한강 아버지]
저는 껍질입니다. 알맹이를 찾아가야 제대로 이야기를 듣지. 지금 70년생이니까 우리 나이로 55세예요. 그런데 생일이 11월 27일이기 때문에 남의 나이 먹었으니까 지금 호적 나이로는 53세일 거예요. 그래서 대개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늙은 작가나 늙은 시인들을 선택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딸은 몇 년 뒤에야 타게 될지 모른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어제 결정은 너무 갑작스러웠어요.

당혹감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깜빡 잊고 잠자려고 자리에 들었는데 어디서 전화벨이 울려서 열어보니까 동아일보 여기자가 전화를 해 왔어요. 그래서 웬일이냐고 그랬더니 따님 수상 소식을 들었냐고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무슨 소리냐고. 당신 혹시 가짜뉴스 듣고 속아서 전화하는 거 아니냐고 내가 그랬더니 아니라고. 8시 5분에 본격적인 보도가 떴다고. 그러니까 그때는 8시 10분경이었어요.

그러면서 딸 전화번호를 가르쳐달라고. 딸 전화번호를 기자들이 대부분 모르는 것은 한 두세 달 전에 딸아이의 휴대폰이 해킹을 당해서 전화번호를 아예 바꿨습니다. 그러니까 출판사 사람들이나 아주 긴밀하게 사귀는 사람들 아니면 전화번호를 모르죠. 그러니까 만만한 아비한테 전화번호를... 그렇다고 해서 내가 전화번호를 가르쳐줄 수도 없어요. 왜냐하면 어떤 상황인지 모르기 때문에.

내가 그런 형편이라고 그러니까 그 사람들은 주소도 전에 알고 있던 주소하고 전혀 다르니까. 그 아이가 종로 효자동에 집을 지어서 살았는데 그 집이 콧구멍만 해요. 그래서 간신히 혼자서 글쓰기도 비좁은 그런 집이어서. 장화문로에다 헌집을 하나 사서 이번에 새로 대폭 개조를 했어요. 새 건물처럼 그렇게 지어서 이사한 지가 20일. 그렇기 때문에 새 주소도 몰라요.

그러니까 기자들이 당황할 수밖에 없죠. 그래서 나한테 연결을 해 온 모양인데 그래서 내가 전화번호를 말해 줄 수 없다고 그러고 전화를 끊었는데 어떻게 전화가 밀려오는지 전화를 다 받을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다행히 군수님도 전화를 해와서 전화를 받았고 그 이후에 아이고 안 되겠다고 해서 전화를 아예 안 받아버렸어요. 그리고 전화를 꺼버렸어요.

그랬더니 그 전화들이 전부 다 문자메시지로 몰려오고 그래서 그것이 한 150개 정도. 그래서 우리 마나님 전화로 딸하고 통화를 했는데 어떻게 이런 일도 있냐? 이게 사실이냐 그랬더니 사실이라고. 당혹감에 사로잡혔어요.

그러니까 즐겁다고 말할 수도 없고 기쁘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랬는데 왜 그랬냐면 그 이유가 아까 내가 그랬죠. 코로나19로 인해서 팬데믹 세상이 되었을 때 노벨문화상이 한 해 중단이 됐었어요. 그래서 다음 해에 두 사람을 노벨문학상을 줬습니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이 57살이었어요.

그러니까 그 사람도 굉장히 젊은 편이었는데 우리 딸은 더 젊었으니까 몇 년 뒤에야 타는데 이번에 탔다고 하니까 그래서 그랬던가 봅니다. 그런데 왜 그 사람들이 우리 딸을 선택했을까 하는 이유를 제가 짐작하는 대로 말씀을 드리겠어요. 소감은 조금 전에 얘기한 것으로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마나님의 전화로 딸하고 소통을 해서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기자들하고 일일이 소통하면 그 기자들 만족할 만큼 해 주면 견디지 못할 거다. 그러니까 하루 전화를 하지 않을 테니까. 그래도 어디로든지 어느 곳으로든지 전화번호를 알아서 전화오는 것을 해결하느라고 굉장히 고심을 하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마나님 전화로 소통을 했는데 제가 그랬어요. 오늘 네가 그러니까 창비라든가 문학동네, 이문진 어느 하나를 선택해서 기자회견장을 마련해서 기자회견을 해라, 제가 그랬거든요. 그랬더니 그렇게 해 보겠다고 그랬는데. 다음 날 아침에 이야기를 해 보니까 생각이 바뀌었어요.

그새 한국 안에서 사는 작가로서의 감각이 아니라 그런 생각이 아니라 글로벌적인 전 세계적인 감각으로 바뀌어 있더라고요. 러시아, 우크라이나 또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사람이 실려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고 즐거워서 기자회견을 할 것이냐고.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대요.

그러니까 한국에서 사는 수상자의 아버지로서의 감각이 내가 뿌리치지를 못하고 이 기자회견장을 마련한 겁니다. 그러니까 양해하시고 취재를 하시기 바랍니다. 질문하세요.

[기자]
작가들에게 노벨문학상이 어떤 의미가 있는 거예요? 최고 권위 있는 상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아버님도 일단 문인이신 거잖아요. 그런데 따님이 그런 상을 받았잖아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한승원 작가 / 노벨문학상 한강 아버지]
첫째는 돈을 많이 주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최근에 발표하는 작품에만 시각을 두는 게 아니라 총체적인 인생에서 발표한 작품들을 총체적으로 관조하는 그래서 결론을 내는 그러나 늙은 사람들한테 많이 수상이 되고 그랬어요. 그래서 우리 딸은 차례가 아직 오지 않는가. 그랬는데 다만 희망이 뭐냐 하면 팬데믹 사건 이후로 두 사람이 거듭 받았을 때 한 사람이 57살이었어요. 그러면 앞으로 4년 후면 우리 딸도 해당이 되겠구나. 그런 생각을 가졌었죠.

그런데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잘 쳐요. 왜냐하면 10월 10일을 앞두고 기자들이 작문을 많이 해요. 기사를 추측보도를 많이 한다고요. 그런데 추측보도가 전부 엉터리야. 한림원 심사위원들의 심사를 꿰뚫는 기자가 없어. 이번에도 그 기사를 주의깊게 볼 수밖에 없는데. 세계에서 내로라하고 나이 많은 늙은 작가들을 전부 다 거명한 다음에 가장 유력한 사람이 금년에는 여성인데 중국의 여성 작가에게 주어진 공산이 가장 크다. 그리고 한국의 김혜순이라는 시인도 거명하고. 그런데 우리 딸은 거명하지 않더라고요.

아직 젊다고 그랬나 봐요. 그러더니 맨 나중에 황서정하고 내 딸이 거론되기하지만 수상할 공산이 매우 희박하다. 그것이 결론이었어요. 그런데 나는 역으로 생각했어요. 한림원 심사위원들이 사고를 잘 치니까 그것을 추측하고 노름한 사람들이에요. 한강을 맞힌 사람이 있는지 모르겠는데 큰돈 벌었을 겁니다. 그걸 뭐라고 해요? 뭘 건다고 하죠. 그런데 사고를 잘 치니까 뜻밖에 우리 강이를 선택하지도 있지 않을까. 설마 그러고 깜빡 잊고 자려고 했던 겁니다.

그런데 그 사람들이 우리 강을 선택했는데 왜 강이가 선택받았을까 그 얘기를 하겠습니다. 우리 딸은 문장이 아주 섬세하고 아름답고 슬퍼요. 그러니까 슬픈 그 문장을 어떻게 외국어로 번역하느냐에 따라서 수상 여부가 결정될 텐데. 우리 한국어는 한국어 나름대로의 독특한 감각이 있어요.

그런데 외국에서 자라난 사람이 어떻게 한국어의 묘한 맛을 알 것인가. 그런데 영국 스미스 데이비스인가 데이비스 스미스인가 아무튼 내가 이름을 잘 못 외우는 사람이에요. 채식주의자를 번역한 젊은 평론가인데 그 사람은 영국에서 전통적인 가정에서 자라나서 7년 동안 한국어를 공부했대요. 한국에 와서 서울대학원 한국어관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그다음에 그 한국어 감각으로서 작품을 이 작품, 저 작품을 보니까 채식주의자가 제일 마음에 맞았나 봐요.

그래서 그걸 번역했는데 어린시절을 영국 전통적인 사회에서 배웠기 때문에 한국어의 감각을 터득하면 그걸 번역해내는 가장 적임자라는 거죠. 그래서 번역자를 잘 만나서 좋은 번역을 하게 됐고. 그러니까 한국 가정 사정을 모르니까 인맥관계에서 실수를 했어요.

우리는 호명이 언니, 이렇게 하잖아요. 미국 사람들은 이름을 그냥 부르고. 그래서 그 번역하는 데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한국어의 맛깔스러운 감각을 번역해내는 아주 적임자였던가 봐요. 그래서 영국 작가들, 특히 채식주의자 심사를 하는 사람들을 감동하게 해서 한국인 최초로 일단 맨부커상을 받았죠.

그러니까 한국의 독자 수준보다는 영국 독자 수준이 훨씬 높습니다. 그 소설은 번역되기 7년 전에 이미 서랍 속으로 들어가는 책이었어요. 그런데 새로 그걸 해놓으니까 그것이 100만 부 가까이 팔리는. 그리고 강이를 세계적인 작가로 알리는 그런 노릇을 한 겁니다. 그러니까 작가들은 자기 작품이 세계적으로 알려지려면 번역자를 잘 만나야 됩니다.

그렇다 할지라도 그런데 왜 황석영이라는 우리 세대의 선두주자라고 흔히 1급 작가라고 말을 합니다. 특히 김윤식이 그 사람을 1급 작가라고 하고 그랬는데 그런데 그 작가는 맨부커상 후보 13명에는 들어갔는데 그리고 6명에도 들어갔는데, 2차 후보로. 그런데 최종심에서 낙선을 한 거죠. 왜 그랬을까?

그 이유를 제가 지금부터 이야기하겠습니다. 제가 같은 세대 작가로서 후세대인 딸의 작품을 견주어보건대 내가 읽어보건대 그런 생각이 들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소설 문학계에는 유럽의 리얼리즘, 사실주의라고 여러분들 알고 있죠. 그 소설이 들어와서 일제 때부터 들어와서 일본 말로 번역된, 그리고 그다음에 한국어로 번역된 것. 그것들을 읽고 공부했는데 그러니까 내 세대, 황석영 세대를 제3세대라고 이어령 씨가 불렀는데 지금 강이나 그 또래의 작가들은 제4세대가 되는 셈이죠.

그런데 제3세대 소설이 굉장히 잘 팔리고 그 세대가 3세대 문학전집 보면 알겠지만 그 삼성출판사에서 나온 그 책에 나도 들어갔는데 그 책이 300만 질 가까이 나갔어요. 24권짜리가. 그러니까 얼마나 많이 팔렸는가 보세요. 그런데 리얼리즘이 대세인데 사실주의 소설들의 특징은 민주화 운동이 한창 일어날 때였죠. 그때 저항적인 요소가 담겨 있어요, 그 소설에.

그리고 리얼리즘은 사실주의, 다큐멘터리식의 정확한 그런 것들이 장점이 돼서 특히 노동운동이라든지 이런 쪽의 소설이 판을 쳤던 세대입니다. 그런데 그때 그 중간에 우리 문학은 영어권으로 되어 있어요. 영미문화권, 프랑스어권도 있지만 남미 쪽의 스페인어 문화권도 있어요. 그런데 영미문화권하고 남미문화권하고 크게 나눌 수 있습니다. 남미문화권은 돈키호테로 대변되고 영미문화권은 햄릿으로 대변되고 그러잖아요.

그런데 1980년대 그 무렵에 남미문화권이 100년 동안의 고독이라는 환상적인 리얼리즘이 쓰여진 그 소설이 들어오면서 젊은 소설가들이 반성을 하게 돼요. 리얼리즘이 전부가 아니다. 그래서 환상적인 리얼리즘 그것은 말하자면 돈키호테의 영향을 받은 거죠. 남미문화권에는 굉장히 해학, 환상적인 리얼리즘으로 혹은 신화적이고 환상적인 그런 것들이 밑에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3세대하고 강이가 소속되어 있을 듯싶은 4세대의 문학인들의 문학 자세가 말하자면 환상적인 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았느냐, 그런 것을 가지고 있느냐, 신화적인 맛을 가지고 있느냐는 것인데 언젠가 한번은 내 소설 속에 신화적인, 환상적인 리얼리즘 요소가 들어가 있었어요. 그것을 나는 일찍부터 생각했으니까요, 초기부터. 그랬더니 내 소설평을 한 젊은 작가가, 장흥 출신입니다.

그 작가가 뭐라고 하냐면 리얼리즘 작가들의 무덤은 그 소설 속에 신화적인 요소를 도입했을 때 그 리얼리즘 작가의 죽음이라고 그럽니다,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얼마나 모욕적이고 슬픈 이야기예요. 그런데 지금 젊은 세대들은 그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장점으로 생각합니다. 신화적인 요소, 환상적인 리얼리즘 요소 그것들하고 가미돼서 강이라는 작가는 굉장히 문학을 더 아름답게 쓴 거예요.

그러니까 강이의 소설이 신문문예에 등단한 붉은 덫이라고 하는 그 소설을 보면 제목부터가 그리고 첫 문장부터가 굉장히 환상적인 그런 아름다움의 세계를 그리고 있어요. 그리고 소년이 온다, 여러분이 깊이 읽었겠지만 소년이 온다라고 하는 소설도 굉장히 시적이고 환상적인 그런 세계를 다루고 있어요.

그리고 이번에 발표된 작별하지 않는다, 제주 4.3사건을 다룬 그 소설도 소설 시작하면 기자 출신에 경아라고 하는 소설가가 자기 취재를 위해서 제주도로 갑니다, 한겨울에. 그런데 첫 문장에 굉장히 으스스하고 신화적인 그런 환상적인 리얼리즘 분위기로 끌고 갑니다.

그러니까 소외된 한림원에서 심사를 했던 심사부장이 누구냐면 영국의 어떤 기자 출신의 평론가예요. 그 사람이 이런 얘기를 했더라고요. 신문에 보도된 겁니다. 조선일보에서 내가 그걸 봤는데. 역사적인 트라우마와 그러니까 이건 소설의 주제죠. 여린 인간의 사랑얘기를 그렇게 잘 그려낼 수가 없어. 그런데 그걸 그려내는 데 강이의 문장이 딱 알맞다. 그렇게 생각한 거죠. 그러니까 번역하는 자가 강이의 문장이 가지고 있는 섬세하고 아름다운 그 문장에다 슬픈 감수성까지 가지고 있는 그것을 번역자가 번역을 시켰는가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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