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는Y] 시험 코앞에 두고 '날벼락'...대규모 자격 취소 사태

[앵커]
언어장애인의 재활을 돕는 언어치료학과 재학생과 현직 언어재활사들이 대법원 판결에 따라 대규모로 자격을 취소당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수백 명이 일자리를 잃고, 국가시험도 치지 못할 상황이지만, 보건복지부는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보는Y, 김근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사이버대학에서 언어치료학을 전공하고 장애 아동 언어재활사로 활동하는 곽 모 씨.

국가시험까지 응시해 받아낸 자격이 곧 취소된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을 들었습니다.

자격 취소 대상은 곽 씨를 비롯해 원격대학 출신으로 2022년과 23년 언어재활사 시험 합격자 500여 명.

언어재활사협회가 원격대학 졸업자들의 자격을 제한해야 한다며 소송을 내 최종 승소했기 때문입니다.

노력했던 몇 년을 하루아침에 부정당하고, 직장까지 잃게 된 심정은 그저 참담합니다.

[곽 모 씨 / 언어재활사 : 심장이 조이고요, 숨이 가쁘고요. 그리고 지금 공통적으로 수면장애를 겪고 있어요. 2시간, 3시간밖에 못 자고, 억울함이 올라오잖아요. 우리가 왜냐면 굉장히 열심히 산 사람들이거든요.]

언어재활사 시험 자격 요건은 대학원과 대학, 전문대학 졸업자입니다.

원격대학은 포함되지 않아, 곽 씨 같은 이들의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대법원 판단입니다.

원격대학도 대학에 포함된다는 보건복지부 방침만 믿고 학업을 이어왔는데, 이제 와 틀렸다는 판결에 날벼락을 맞았습니다.

[곽 모 씨 / 언어재활사 : 국가고시입니다, 국가고시. 정말 어렵게 시험을 쳤고, 이 과정을 다 거쳤는데 이게 지금 취소가 된다고 하니까. 국가기관이라면, 우리가 그 국가기관을 믿고 여기까지 시험을 쳐서 자격증을 발급받았으면 이거에 대한 책임은 마땅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현재 언어치료학과가 있는 원격대학은 전국에 두 곳으로, 재학생만 천 명이 넘습니다.

이들 역시 학업을 마치더라도 언어재활사 국가시험 응시 자격 자체를 받을 수 없게 됐습니다.

대학들은 법원 판결 전에 입학한 학생들만이라도 구제해 달라며 삭발 시위까지 진행했습니다.

[전종국 / 대구사이버대학 부총장 : 학생들이 사실 죄가 없잖아요. 보건복지부가 고시한 대로 공부를 했고, 열심히 공부한 죄밖에 없는데 시험 치기 한 달 전에 대법원 판결로 해서 취소가 된다, 이거는 있을 수가 없는 일이다….]

보건복지부는 원격대학 학생들을 위한 특례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뚜렷한 대책이 나오지 않은 채, 국가시험원은 오는 30일 시험을 앞두고 원격대학 재학생들에게 수험료 환불만 공지했습니다.

YTN 김근우입니다.



촬영기자: 전기호

디자인: 이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