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해조류는 없고 잔해만..."관행에 갇힌 바다 숲"

2025.12.07 오전 02:22
[앵커]
해조류를 복원하기 위한 '바다 숲 사업'이 수십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정작 해조류는 자라지 않고 시설만 망가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최근 조성된 바다 숲 10곳 중 9곳은 여전히 같은 방식이 적용돼 예산 낭비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송세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강원도 양양군 앞바다입니다.

한국수산자원공단이 4년 전부터 12억 원 넘게 들여 바다 숲을 조성한 구역이지만, 해조류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바위에는 녹슨 철 구조물이 박혀 있고, 끊어진 밧줄에는 해조류 잔해만 남아 있습니다.

어민들은 바다 숲 조성 시설이 설치된 지 불과 몇 달 만에 망가졌다고 말합니다.

[박철부 / 강원도 양양군 광진리 어촌계장 : 이른 시일 안에 망가지고 배 항로도 부유물이 떠서 막고 이러니까 굉장히 안 좋게 보죠.]

유실된 시설은 해조류를 붙인 밧줄을 바닷속에 펼쳐 고정하는 '수중 저연승' 방식입니다.

지난 4월 강릉 앞바다에서도 비슷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파도와 조류에 취약해 유실이 반복되는 겁니다.

그런데도 최근 10년간 3천2백억 원을 투입한 바다 숲 197곳 가운데 약 90%는 관행처럼 같은 방식이 쓰였습니다.

새 기술이 나왔지만, 비용 부담과 효과 검증 부족 등을 이유로 도입은 더딥니다.

[곽철우 / 한국해양환경생태연구소 대표 : 부실한 데도 반복적으로 한다는 건 문제가 분명히 있습니다. 새로운 기법을 도전하지 않으면 바다 숲과 블루카본 미래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사업에 대한 책임 구조도 허술합니다.

하자 보수 기간이 최대 6개월에 불과해 이후 보수와 관리는 또다시 공단이나 지자체 예산으로 처리됩니다.

공단은 "바다 숲 사업 대부분은 해조류 조성 효과가 확인됐지만, 일부 미흡한 사례가 있다"며 "신기술 도입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YTN 송세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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