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축구장 4,700여 개 면적의 산림이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던 경남 산청·하동 산불, 벌써 1년이 흘렀습니다.
하지만 산불이 할퀴고 간 현장에는 여전히 검게 그을린 흔적과 회복되지 못한 주민들의 고단한 삶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임형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마을 뒷산이 검게 그을렸고, 나무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그루터기만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산을 등진 공터를 보니 집이 있던 곳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입니다.
지난해 대형 산불로 인근 산이 불타고, 주택들이 잿더미가 됐던 경남 산청 중태마을입니다.
마을 주민은 산불이 난 뒤 마을이 삭막해졌다고 분위기를 전합니다.
[손경모 / 경남 산청군 시천면 중태마을 이장 : 주변이 다 타고 이러니까 많이 삭막하고 이렇습니다. 집도 중간중간 타서 다 안 짓고 있으니까 동네 동떨어져 있고 마을 분위기도 삭막하고 그런 것 같습니다.]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로 산청과 하동 지역에서 축구장 4천7백여 개 규모와 맞먹는 산림 3,397㏊가 불탔습니다.
진화 과정에서 공무원과 산불 진화 대원 등 14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인명 사고도 났습니다.
예초기에서 튄 불티가 산불로 커진 건데, 작은 불씨 하나가 대형 산불로 이어진 겁니다.
당시 침엽수의 수관화로 불똥이 강한 바람을 타고 도깨비불처럼 날아다녔고, 활엽수에서 떨어진 낙엽이 두껍게 쌓여 있어 쉽게 꺼지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가파른 곳이 많아 진화대원들이 진화 작업에 애를 먹었습니다.
농번기가 시작되고, 입산 활동이 많아지는 이맘때 불씨 관리에 부주의하면 끄기 쉽지 않은 대형 산불이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문현철 / 한국재난관리학회 부회장(호남대 교수) : 산불 발생이 가장 위험한 시기가 지금 초봄, 3월, 4월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각별히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의하고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부도 다음 달 19일까지 봄철 산불 특별 대책 기간을 운영하는 상황.
작은 불로 시작된 산불이 지역의 모습을 한순간에 바꾸는 만큼, 주변의 불씨부터 소홀히 하지 않는 세심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입니다.
YTN 임형준입니다.
VJ : 한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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