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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재의 기억' PD "美반응 뜨거워...세월호 이야기 많이 하게 되길" (종합)

2020.02.18 오후 02:53
"이 기회를 통해 다시 세월호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최초로 미국 아카데미(오스카) 시상식 후보에 오른 '부재의 기억'의 연출을 맡은 이승준 감독이 이같이 희망했다.

1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이승준 감독과 한경수 PD를 비롯해 단원고등학교 장준형 군 어머니 오현주 씨, 김건우 군 어머니 김미나 씨, 장훈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 등이 참석한 '부재의 기억' 귀국 보고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부재의 기억'은 세월호 참사 당시 현장 영상과 통화 기록을 중심으로 그날에 있어야 할 국가의 존재에 관해 묻는 29분짜리 단편 다큐멘터리다. 한국 다큐멘터리 사상 최초로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단편 다큐멘터리 후보에 올라 주목을 받았다. 아쉽게 수상은 실패했지만, 후보에 올라 '부재의 기억'을 많은 이들에게 알리며 의미를 더했다.

지난 10일 미국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시상식에 이승준 감독은 오현주 씨, 김미나 씨, 감병석 프로듀서와 함께 레드카펫을 밟았다. 두 어머니는 검은색 드레스에 아이들의 명찰을 목에 걸고 레드카펫을 걸어 시선을 집중시켰다.

이날 이 감독은 현지 반응에 대해 "뜨거웠다"라고 밝혔다. 이어 "공감하고 분노해야 할 지점에서 분노해줬다. 본인들 나라에서도 그런 사고와 재난이 있을 때 국가가 기능을 못 한 경험을 토로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뉴욕타임즈, 가디언, 인디와이어 등 현지 언론과 인터뷰도 많이 했는데 훌륭한 작품이라는 기사들이 실렸다. 인디와이어에는 최악의 작품부터 최고의 작품까지 나열했는데 '부재의 기억'이 최고라고 하는 기사도 실렸다"라고 설명했다.

그렇지만 이 감독은 "상은 다르더라. 뉴욕타임즈는 '부재의 기억'이 최고라고 했는데 상을 받을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칭찬하고 상은 못 주겠다는 희한한 반응, 경험이었다"라고 돌이켰다.

이 감독은 "그 경험이 굉장히 훌륭했다. 저희는 해외에 나가서 많이 알리는 것이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것 같아서 만족한다. 유가족분들과 해피엔딩은 현실에서 이뤄지길 바란다"라면서 "이런 관심이 식지 말고 이 작품을 통해서 세월호 이야기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라고 소망했다.

오현주 씨는 "아카데미 후보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부터 간절하게 바랐던 것은 대한민국을 넘어서 해외 사람들이 세월호 참사에 관심을 가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이 이번에 목걸이, 나비, 손편지 등으로 응원해줬는데 두 가지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전 세계 아이들은 반드시 안전하게 차별받지 말고 적절하게 교육받으며 살아갈 권리가 있다. 그렇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진실을 밝혀야 한다는 것이었다. 6년간 진실을 밝히도록 싸워왔는데 '부재의 기억'이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면서 부분적으로나 현실이 된 것 같다. 많은 분의 노력이 조그만 결실을 맺지 않았나 싶다"라고 소회를 털어놨다.

김미나 씨는 "원래 우리 둘이 레드카펫에 오르는 건 예정이 없었다. 감독님과 PD님 와이프들이 양보해준 것"이라며 "원래 가져간 옷은 평범한 정장이었다. 교민분들이 '남의 잔치에 이렇게 입으면 안 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데 당당한 옷이어야 한다'면서 드레스도 빌려주고 화장도 해줬다"라고 감사했다.

이어 "엄마가 아니라 아이의 입장으로 들어갔다. 제 마음은 거기에 없었다. 건우를 비롯한 300여 아이들이 같이 갔다. 유명한 사람들을 보니 신기하고 설레었지만, 그것보다는 아이들과 당당한 사진을 찍어서 너무 좋았다"라고 했다.

YTN Star 조현주 기자(jhjdhe@ytnplus.co.kr)
[사진제공='부재의 기억'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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