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헨리 씨가 그동안 온라인상에서 꾸준히 제기되어 온 친중(親中) 행보 논란의 후폭풍을 직격으로 맞고 있다.
이 같은 논란의 발단은 서울 마포 경찰서가 헨리 씨를 학교 폭력 예방 홍보대사로 위촉한 데서 시작됐다. 그는 장기간 중국 활동을 이어가면서 친중(親中)으로 돌아선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특히 최근 수년 간 중국 출신 K-POP 아이돌들이 6.25 전쟁을 표현하는 중국식 용어인 항미원조전쟁으로 부르거나 홍콩 시위, 신장 면화 이슈 등에 침묵 혹은 중국 정부를 대변하는 입장을 내곤 했다. 이 같은 흐름과 맞물리면서 K-POP 팬들의 민감한 반응이 이번엔 헨리 씨에게 향한 것이다.
이에 헨리 씨는 “저는 사람들에게 어디에서든 음악, 무대, 예능을 통해서 즐거움이나 감동, 웃음을 주려고 했던 사람”이라며 “진짜 마음이 아픈 건 대부분 제 행동이나 말 때문에 불편한 게 아니라 제 피 때문이라는거다. 저는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한 건데 만약 제 피 때문에 불편한 사람들이 있다면 저는 진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
이후 헨리 씨의 소속사 측은 지난 21일 그가 직접 쓴 사과문 자체가 논란으로 떠오르자 직접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이 입장은 그동안 헨리 씨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해명하는데 치중됐다.
먼저 헨리 씨 측은 “헨리 씨는 유년시절 캐나다에서 교육 받으며 자랐고 평생 음악에만 몰두해왔다. 그러한 탓에 여러가지 생소하고 부족한 영역이 많다. 그럼에도 전 세계에서 활동하며 모두를 존중하는 마음 하나로 팬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며 “이번 학교 폭력 예방 홍보대사 역시 그 일환으로 매우 뜻 깊은 활동이라 여겼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헨리 씨의 유튜브 채널에서 반중(反中) 정서를 드러낸 댓글을 의도적으로 삭제라고 반한(反韓) 감정을 드러낸 댓글을 방치했다는 ‘댓글관리 의혹’에 대해서도 “건전한 분위기 조성을 최우선으로 여겨왔기에 소재를 불문하고 미성년자에게 유해한 내용이나 악플, 비방, 분란 조장의 모든 댓글들은 불가피하게 삭제해 왔다. 의도적인 짜깁기로 캡처한 뒤 유포되고 있는 루머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헨리 씨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존재한다. 그가 지난해 중국 국경절에 "신중국 생일 축하합니다"라며 중국의 건국기념일을 축하한 것은 물론, 2018년 남중국해 영토 분쟁 당시에는 SNS에 '하나의 중국'을 지지하는 포스터를 올린 점, 중국 댄스 예능 '저취시가무 시즌4'의 심사위원으로 출연했을 때는 한국 두루마기를 입고 한국 전통 판소리인 '흥보가'에 맞춰 중국인들이 춤을 추는 퍼포먼스가 '조선족 전통춤'으로 소개되는 것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일관한 점 등이 말끔하게 해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헨리 씨를 향한 이 같은 냉소적인 시선들이 지나친 민족주의 발로 혹은 삐뚤어진 애국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애초에 색안경을 끼고 보니 헨리 씨의 모든 행동이 곱게 보일 리가 있겠냐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이 순간, 대중이 헨리 씨에게 보내는 시선은 그의 말처럼 ‘헨리 씨의 혈통’ 때문이 아니다. 대중이 드러내는 헨리 씨를 향한 서운함이 정말 ‘혈통’ 때문이라면 그가 친중 발언을 이어가는 것에 K-POP 팬들이 서운함을 드러낼 그 어떤 권리(?)도 없기 때문.
그렇다면 이 서운함은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그의 국적, 혈통과 상관없이 ‘비긴 어게인’을 통해 보여준 헨리 씨의 음악성,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를 통해 보여준 헨리 씨의 순수함을 사랑했던 팬들이기에 그의 지난 행보가 더욱 서운 했던 것은 아닐까. 어쩌면 일부는 헨리 씨를 정말 ‘우리’ 라고 생각 했을지도 모른다.
결국 현 상황을 정리하면 헨리 씨는 억울하고 대중은 서운하다. 한중(韓中) 관계라는 민감하고 미묘한 국제적인 역학 관계가 엔터테인먼트 영역에도 스며들어 아티스트와 대중의 사이를 이간질 시킨 꼴이 되고 말았다.
[사진제공=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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