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효리 씨를 매주 심야 음악방송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오늘(5일) KBS 심야음악 프로그램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이하 ‘레드카펫’)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MC를 맡은 가수 이효리, 밴드 마스터를 맡은 멜로망스 정동환, 그리고 최승희·김태준 PD 등이 참석했다.
이효리 씨의 MC 활약은 ‘정재형 이효리의 유앤아이' 이후 12년 만이다. 특히 단독 진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KBS는 1992년 '노영심의 작은 음악회'부터 '이문세쇼', '이소라의 프로포즈', '윤도현의 러브레터', '이하나의 페퍼민트', '유희열의 스케치북'까지 지난 30년 간 심야 음악 프로그램의 명맥을 이어왔다.
그 계보를 이을 '레드카펫'의 MC를 맡은 소감을 묻자 이효리 씨는 "워낙 좋아했던 프로그램들이다. 음악 방송을 보며 위로 받은 적이 많았다. 그런데 제가 진행까지 맡은 건 영광이다. 젊은 친구들이 재밌게 이끌어 가는 걸 잘 봤는데 저는 예전과 요즘의 느낌을 적절하게 잘 섞어서 이끌어 가고 싶다. 저는 핑클 때 이소라 선배님이 진행하는 여기 프로그램에 라이브로 출연한 경험이 있어서 그때가 기억이 가장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도 살다 보니 인맥이 많이 커팅 당했다. 음악하는 친구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제 사심도 들어있다"고 털어왔다.
제목이 '레드카펫'이라는 데 대해서는 "먼저 제안을 드렸다. 제 퍼스널 컬러가 핑클 때부터 '레드'였다. 레드카펫은 주인공들이 잘 차려 입고 기분 좋게 걷는 게 아닌가. 게스트로 오신 분들은 물론, 보시는 분들도 레드카펫을 걷는 듯한 '선물'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다른 MC들과의 차별화에 대해 이효리 씨는 "다양한 분들을 모시고 싶다. 배우거나, 배우가 아닌 분들이나, KBS CP분도 나와서 노래를 해보면 좋겠다.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나 노래를 들어보고 싶다. 각자의 노래들이 있지 않나. 제가 이제 40대 중반이 되니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노래를 들어 줄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과거와 달라진 점을 꼽자면 "예전엔 제가 중심이었다면, 이젠 타인에 관심이 더 가게 됐다. 이젠 제가 막 잘났고 뽐내고 그런 것 보단, 더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최승희 PD는 "이효리 씨가 스스로 아직 발전해야 한다고 말한다는 것 자체가 멋진 거다. 상대를 알고 싶어하는 니즈가 강하다 보니 기존의 '더시즌즈'와는 조금 다른 행보에 나갈 계획이다. 기부 등 이효리 씨이기에 가능한 것들이 또 분명 있을 것이다. 앞선 시즌들과 차별화를 분명히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효리 씨를 진행자로 발탁한 이유에 대해서 김태준 PD는 "로또 맞은 기분이었다. 이효리 씨가 먼저 후배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제안을 해주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효리 씨는 "저는 지금 딱히 하는 일이 없지 않나"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앞으로 섭외하고 싶은 스타에 대해 묻자 PD들은 "서태지, 김동률, 이문세 씨 등이 나오시면 너무 감사하다. 하지만 이효리 씨만의 색깔이 묻어 있는 분들이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효리 씨는 "외롭고 심심한 분들을 위한 방송이 될 것"이라며 "지금 2024년이 갑진년(甲辰年)인데, 제가 바로 '값진 여자'이라고 생각한다"며 첫 방송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한편 '레드카펫'은 이날 밤 11시20분 첫 방송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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