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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리, 국민대 졸업식 축사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나 자신"

2024.02.14 오전 11:10
사진제공 = 연합뉴스
국민대 공연예술학부 연극영화전공 98학번인 가수 이효리 씨가 후배들의 졸업을 축하하며 축사를 전했다.

국민대학교 2023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이 오늘(14일) 오전 10시 30분 국민대학교 경영관 콘서트홀에서 진행됐다.

"공연예술학부 1기 입학생"으로 소개된 이효리 씨는 단상에 올라 "국민대를 졸업한 훌륭한 선배들이 많은데도 저를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그는 "졸업까지 8년이나 걸린 제가 여러분들 앞에서 떠들 자격이 있나 싶지만, 제가 여러분보다 조금 더 살아온 것을 자랑삼아 떠들어보겠다"며 축사를 시작했다.

이효리 씨는 "길게 말하는 걸 싫어하는 스타일이다. 그런 분들을 만나면 '너는 너고 나는 난데 내가 왜 네 일장연설을 들어야 되나' 생각했었다. 오히려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어주시는 분들, 살아가는 삶의 모습으로 보여주시는 분들이 내게 더 큰 울림이 있었다"며 "그래서 나도 여기서 연설을 늘어놓고 싶지가 않다"고 파격적인 축사를 선보였다.

이어 "어차피 내 이야기 안 들을 거 아니냐. 뭐 좀 유명하다고 와서 떠드는데 들을 이유가 있나"라고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마음 가는 대로 살아라. 여러분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건 여러분 자신이며, 누구의 말보다 귀담아 들어야 하는 말은 자신의 마음의 소리"라고 진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나는 나약해, 바보 같아, 더 잘할 수 없는 사람이야 같은 부정적인 소리는 진짜 자신의 소리가 아니다. 그 소리 너머에 진짜 내가 최선을 다해서 '넌 잘하고 있어' '넌 사랑받을 자격이 있어' 목청 터져라 이야기하고 있다는 걸 조금씩 느낀다. 꼭 귀를 기울여 봐라"라며 "나를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내 안의 친구와 손잡고 그대로 쭉 나아가라"고 강조했다.

이효리 씨는 "웬만하면 아무도 믿지 마라. 우리는 가족이라면서 가까이 다가오는 사람을 더 조심해라"라고 말해 유쾌함을 선사하면서도, "인생 혼자라고 생각하고 쭉 가면 좋을 것 같다. 그러다 보면 소중한 인연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 위안 받고, 또 미련 없이 자신의 길을 가면 된다"고 조언했다.

특히 "나아가서 많이 부딪히고, 경험하고, 몸으로 체득하라"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그는 "어젯밤 이 연설문을 다시 읽어보니 지금 내게 필요한 이야기를 썼다는 생각이 들더라"며 "그러니까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귀담아듣지 말아라. 이미 여러분들은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으면서도 후배들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전한 이효리 씨는 "이 연설문의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노래나 한 곡 하겠다"며 '치티치티 뱅뱅'을 열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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