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연기할 때 마음가짐이 바뀌었어요. 그간 작품에서는 제가 아닌 무언가를 갖고 오거나 덧붙여서 하는 게 많았다면, 이번에는 제 안의 무언가 찾아서 그걸 표현했죠. 한층 더 자유롭게 연기한 것 같아요. 때문에 이 작품이 저에게는 새로운 시작 같은 느낌이 들죠."
배우 장동건이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그가 영화 '창궐' 이후 무려 6년 만의 복귀작으로 선택한 작품은 '보통의 가족'. 각자의 신념을 가지고 살아가던 두 부부가 자신의 아이들의 범죄현장이 담긴 CCTV를 보게 되면서 모든 것이 무너져가는 모습을 그린 영화다.
이번 영화는 북미 최대 영화제인 제48회 토론토국제영화제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 영화제에 19차례나 초청되며 국내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특히 장동건은 새로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끌어내며 배우로서 그의 연기가 다시금 재조명 받기도 했다.
YTN은 배우 인생 32년, 다시 한번 자신의 벽을 깨는 도전에 나선 장동건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영화와 그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장동건은 우선 '보통의 가족'이 토론토국제영화제에 초청받은 것과 국내 언론배급시사회에서 좋은 반응을 끌어낸 것에 대한 감사 인사로 인터뷰의 문을 열었다. 그는 "영화를 촬영하면서 현장에서 직감적으로 의미 있고 좋은 영화가 될 수 있겠다는 예감이 들었다. 특히 요즘 한국 영화에서 다양성이 줄어들고 있는데 좋은 영화가 나올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들었다"라며 "해외와 국내 모두 좋은 평가가 있는 것 같아 너무나 기쁜 마음"이라고 가슴 벅찬 소감을 전했다.
영화 '보통의 가족' 스틸컷 ⓒ하이브미디어코프·마인드마크
특히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로운 캐릭터와 신선한 작품에 대한 갈증을 채울 수 있었다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장동건은 "오랜만의 영화이기도 했고, 사실 최근 작품들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해 어떠한 목마름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영화 '친구'(2001)와 '태극기 휘날리며'(2004) 이후 스크린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해왔던 것이 사실. 이에 대해 장동건은 "매 작품마다 얻고 배우는 것이 있지만, 어떻게 새로운 대표작을 만들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 그간 스스로에 대한 새로움과 신선함을 느끼지 못했던 것 같은데 이번에는 저의 낯선 모습을 보여드리고 자유롭게 연기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동건은 "30년 넘게 활동한 기간에 비해 작품 수가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지금도 그런 후회가 되는데, 나중에 더 후회를 할 것 같다"라며 도전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전하기도 했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자기 아들이 노숙자를 폭행한 사건의 가해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자신의 윤리 관념과 원칙을 시험받는 인물을 연기하며 섬세한 감정 변화로 스크린을 장악했다. 무엇보다 현실감 넘치는 캐릭터는 극의 입체감을 더했다.
이에 대해 장동건은 "저도 아들과 딸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부모로서 이해가 가는 상황이 많았다. 때문에 상황을 한층 더 이해하며 캐릭터에 저를 조금 더 투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특히 실제로 제 내면에 있는 약간의 비겁함과 지질함 등을 끄집어내서 재규라는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만들려고 노력했다"라며 영화에 사실감을 더할 수 있던 비결도 함께 밝혔다.
끝으로 장동건은 이번 작품에서 김희애와의 부부 연기 호흡을 맞춘 소회도 전했다. 장동건은 촬영 내내 김희애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고민하는 순간 김희애 선배님의 리액션과 대사의 톤을 보여 어떤 방식으로 나아가야 할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라며 김희애에 대한 고마움도 잊지 않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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