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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밴드 붐? 착시일 뿐"…거스르는 이야기로 돌아온 이승윤

2024.10.24 오전 07:00
"밴드 붐이요? 저는 착시라고 생각해요. '페스티벌 붐'인 거죠. 밴드라는 형식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면서 좋아하는 인구수가 과반 이상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자꾸 밴드 붐을 저한테 물어보시는데, 정작 저를 그 붐에 끼워주지는 않는 것 같아요."

최근 가요계에 불고 있는 '밴드 붐'에 대해 취재하면서 들은 이야기 중 가장 모난 의견이었다. 밴드 음악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 가수 이승윤은 '밴드 붐'을 다소 냉소적으로 바라봤다. 그러면서도 "밴드 음악 열풍이 더 확장되길 바란다"고 말랑한 속내를 드러냈다.



트렌드를 거스르는 그의 생각처럼, 이승윤은 많은 것들을 거스르는 이야기로 돌아왔다. 오늘(24일) 저녁 6시 발매되는 이승윤의 정규 3집 앨범 '역성'은 거스를 수 없는 것들을 거스르는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를 밴드 사운드로 담은 앨범이다.

무려 15곡이 수록됐다. 앨범의 총 러닝 타임은 1시간 4분이다. 싱글, 4~5곡짜리 미니 앨범 등 형식의 유행을 거슬렀고, 정규 앨범을 내기 어려운 현실을 거슬렀다.

이승윤은 "난 긴 형태의 정규 앨범을 듣고 자랐고, 그것에 매료돼 음악을 시작한 사람"이라며 "어느 시기부터는 정규 앨범을 내는 사람으로 살아야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시점에 이 음악들을 하나의 앨범에 담는 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그렇다고 해서 제작 과정이 기쁘기만 했던 건 아니었다. 이승윤은 "음악인으로서 느끼는 고민이 있었고, 밴드 동료들과 무력감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이걸 돌파해 보자는 마음에서 시작된 앨범"이라고 털어놨다. 덕분에 음악인으로서의 고민이 담겼고, 스스로 고민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 과정의 끝에 나온 음악이 타이틀곡 '역성'이다. 우리의 빛나는 순간들을 휘두르다 버린 시대와 세상에 대한 '역성'의 마음가짐을 그렸다. 이승윤은 "이 곡을 만들고 나서야 다른 곡의 메시지를 '거스르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타이틀곡은 5분이 넘는 긴 곡이라는 게 큰 특징이다. 2분 남짓의 음악이 쏟아지는 유행 역시도 거스른 셈이다. 이승윤은 "노래 길이를 신경 쓰진 않는다. 내 노래가 이 세상에 엄청난 영향력을 끼치는 위치의 가수는 아니라, 내 마음대로 해도 된다"며 "맥락과 서사가 짜임새 있게 들어가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만들고 싶은 음악을 만든 덕분에 이승윤은 이번 앨범에 자부심도 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대곡(大曲)'을 만들고 싶었다. 만들고 싶었던 음악을 제대로 만든 것 같다. 이 '대곡'을 구현할 때까지 19년이 걸렸다"며 "친구들과 함께 만들어서 더 자부심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나아가 이승윤은 "올해는 음악인으로서 방점을 찍을 수 있는 해라고 생각한다. 이 앨범을 냈다는 점에서 방점을 찍어도 되지 않을까"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끝으로 이 15곡 중 히트곡이 나오면 좋겠다는 열망도 드러냈다. 그는 "음악이 꼭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싱어송라이터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수요가 적은 공급을 하는 사람"이라면서도 "하나만 얻어걸려라"라며 유쾌하게 웃어 보였다.

[사진제공 = 마름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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