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안소희가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을 통해 더욱 깊어진 연기 스펙트럼을 선보이고 있다. 전작 '클로저'의 멜로와 '꽃의 비밀'에서의 유쾌한 코미디를 거쳐 선택한 이번 작품은 묵직한 서사가 흐르는 시대극이다.
오는 21일 마지막 공연을 앞둔 그를 서울시 강남구 모처에서 만나 작품과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소희는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글의 힘에 매료됐으며, 그간 보여드리지 않았던 ‘진득한 드라마’를 해보고 싶다는 열망으로 이번 무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특히 극단 ‘간다’가 지향하는 사실주의적 리얼리즘 톤을 직접 경험해보고 싶었던 점이 이번 도전의 큰 동력이 됐다고.
그를 계속해서 무대로 이끄는 가장 큰 매력은 다름 아닌 ‘무대 위 공기’다. 그는 무대 위에서 동료 배우들과 주고받는 무언의 에너지와 관객으로부터 전해지는 열기를 두고 "제일 짜릿하다"고 표현했다. 이는 과거 가수 활동 시절 콘서트 무대에서 느꼈던 에너지와도 맞닿아 있는 부분이다.
배우 안소희 ⓒBH엔터테인먼트
안소희는 "무대의 맛이라고 하는, 내가 준비한 것을 펼쳤을 때 관객들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그 기운이 참 좋다"며, 무대가 주는 적당한 긴장감이 자신을 느슨해지지 않게 만드는 ‘긍정적인 긴장감’의 원천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긴장감은 배우로서의 철저한 자기 관리로 이어진다고. 연극은 같은 공연을 수개월간 반복하기 때문에 자칫 익숙함에 함몰될 수 있지만, 안소희는 "편해는 지되 너무 익숙해지지는 않으려 한다"는 원칙을 고수한다고 말했다. 배우가 긴장감을 놓치지 않아야 관객도 극에 깊이 몰입할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는 무대 위에서 매 순간 ‘진짜’를 말하고 진심을 전하려 애쓴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관성적으로 대사를 뱉기보다 매회 공연이 처음인 것처럼 인물의 진심에 닿으려 노력한다는 것이다. 연습 때 정해진 형식을 기계적으로 반복하기보다 찰나의 순간에도 살아있는 감정을 전달하려는 그의 고집은 무대 위에서 고스란히 빛을 발한다.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1인 4역을 소화하기 위해 그는 누구보다 뜨거운 시간을 보냈다. 충청도 사투리를 익히기 위해 논산과 부여, 공주 시장을 직접 방문해 상인들의 말투를 녹음하고 연구하는가 하면, 70년대 노동운동 에피소드를 위해 관련 다큐멘터리를 섭렵하며 시대의 아픔을 가슴으로 익혔다.
안소희는 이러한 치열한 준비를 바탕으로 목소리 톤부터 인물의 미세한 자세까지 세밀하게 변주하며 극의 몰입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동료 배우들과의 유대 또한 그를 단단하게 만들었다. 2인극이라는 특성상 상대 배우와의 호흡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번 공연에서 그는 '집단지성'의 힘을 경험했다. 함께 무대에 오르는 김혜은, 이지해, 이상희 등 대선배들은 그에게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연극 '그때도 오늘2: 꽃신' ⓒ공연배달서비스 간다
특히 이지해 배우가 연습 도중 "네 뒤에는 내가 있다, 넌 내가 지킨다"고 건넨 말에 눈시울이 붉어졌던 에피소드를 전하며, 무대 위 고립된 개인이 아닌 ‘우리’가 만드는 예술의 가치를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무대 위에서 보낸 시간은 인간 안소희의 내면 또한 넓혀놓았다.
그는 "안소희라면 생각하지 못했을 것들을 캐릭터를 통해 고민하게 되며 나를 더 넓힐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연극을 통해 배운 이 뜨거운 에너지를 영화와 드라마 등 다양한 매체에서 풀어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관객들에게 '믿고 보는 배우'로 기억되고 싶다는 그의 진심은 무대 위 공기보다 더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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