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상반기 가요계가 ‘레전드’들의 귀환으로 뜨겁게 예열되고 있다. 2017년부터 2018년 사이 가요계의 황금기를 일궜던 ‘엑방원’(엑소·방탄소년단·워너원)이 2026년 한 해에 다시 집결하면서, 현실의 무게에 치여 잠시 아이돌 시장을 떠났던 팬들이 대거 귀환하고 있다.
3세대 레전드의 귀환, 잠자던 '엑방원' 팬덤이 깨어나다
이 거대한 흐름의 포문을 연 것은 지난달 정규 8집 ‘리버스(REVERXE)’를 발매한 엑소(EXO)다. 타이틀곡 ‘크라운(Crown)’은 강렬한 SMP(SM Music Performance) 스타일로의 회귀를 선언하며 올드 팬과 신규 팬 모두를 사로잡았다. 일부 멤버와의 갈등으로 6인 체제 활동이라는 제약이 있었으나, ‘엑소’라는 브랜드의 통합성을 유지하며 전 세계 35개 지역 아이튠즈 1위를 거머쥐는 등 건재함을 과시했다.
군백기를 마치고 마침내 완전체로 모인 방탄소년단(BTS)의 위상은 가히 독보적이다. 멤버 전원 군 복무 완료 후 3년 9개월 만에 선보인 정규 5집 ‘아리랑(ARIRANG)’은 예약 판매 일주일 만에 선주문 406만 장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광화문광장에서 펼쳐진 컴백 공연은 국가 브랜드와 K-팝 IP가 결합한 이례적인 민관 협력 사례로 남으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프로젝트 종료 7년 만에 다시 뭉친 워너원(Wanna One)은 영리한 ‘서사 마케팅’을 택했다. 앨범 발매라는 정석적인 루트 대신 리얼리티 프로그램 ‘2026 Coming Soon - 우리 다시 만나’를 통해 팬들과의 정서적 유대감을 공략했다. ‘봄바람’ 멜로디에 맞춰 다시 집결한 팬덤 ‘워너블’의 화력은 현재 전성기를 누리는 후배 그룹들에 뒤처지지 않는 압도적인 결집력을 보여 주고 있다.
교복 대신 사원증...“저걸 누가 사”가 안 통하는 이유
3세대 레전드들의 화려한 귀환을 가능케 한 것은 결국 시장의 논리다. 자본은 이들이 여전히 시장에서 강력한 티켓 파워를 가진다는 사실을 꿰뚫어 보았다. 그 기저에는 10년 전 교복을 입고 응원법을 외치던 소년, 소녀들이 있다. 이제 이들은 경제적 자립을 이룬 2030 직장인이 돼 돌아왔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과 신한카드 등의 데이터에 따르면, 현재 팬덤 소비의 74%를 2030 직장인 세대가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인당 결제 금액은 1020 세대 대비 무려 2.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이브(HYBE) 등 주요 기획사 매출의 약 30%가 MD 및 라이선싱에서 발생하는 배경에도 이들의 압도적인 구매력이 자리 잡고 있다. 한정판 LP, 고가의 프리미엄 MD, VIP 투어 패키지 등 고마진 상품들이 출시와 동시에 품절 대란을 빚는 까닭도 이와 맥락을 같이 한다. 이들은 더 이상 앨범 1~2장을 소중히 구매하던 아이들이 아니라, 아티스트의 자부심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고객님’이다.
‘엑방원’이 우리 가계에 도움을 준다?
‘엑방원’의 영향력은 엔터 산업 전반을 넘어 거시 경제에까지 미친다. 이들의 컴백 및 재결합 소식에 엔터 4사의 시가총액은 한 달 사이 2조 원 이상 폭등하며 14조 500억 원 고지를 탈환했다. 특히 글로벌 숙박 플랫폼의 발표에 따르면 방탄소년단의 월드 투어 일정 발표 후 서울행 여행 검색량은 155%, 부산행은 2375% 폭증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빌보드(Billboard)가 추산한 이번 ‘ARIRANG’ 투어의 예상 총수익도 약 10억 달러(한화 약 1조 4,780억 원)에 달한다.
2026년 2월,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엑방원 효과’를 단순한 일회성 추억 팔이로 치부하기는 어렵다. 이는 시간을 건너온 팬덤의 막강한 구매력과 여전히 시장에서 통용되는 브랜드 파워가 동시에 작동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2026년 상반기는 K-팝이 과거를 소환해 현재의 산업 규모를 다시 한번 확장시키는 방식을 선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런 현상은 마치 ‘과거의 K팝이 현재 K팝을 구해 주는 것’만 같다. 가장 뜨거웠던 시절의 기억을 공유하는 아티스트와 팬덤의 유대감이 이제는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각 소속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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