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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초점] 설 극장가, 3인 3색 한국 영화 '골라 보는 재미' 있다

2026.02.17 오전 08:00
영화 '휴민트'·'넘버원'·'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NEW·쇼박스·바이포엠스튜디오
올해 설 연휴 극장가는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세 편의 한국 영화가 정면 승부를 펼치며 관객들에게 풍성한 즐거움을 선사할 전망이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된 첩보 액션부터 마음을 울리는 휴먼 드라마, 묵직한 정통 사극까지 장르의 다양성을 갖춘 기대작들이 흥행 사냥에 나선다.
◎ 류승완표 액션의 정수, ‘휴민트’


영화 '휴민트' 스틸컷 ⓒNEW

액션부터 멜로까지, 화끈한 볼거리와 묵직한 메시지를 동시에 원하는 관객이라면 류승완 감독의 ‘휴민트’가 정답이다. 이 영화는 단순히 잘 짜인 액션극을 넘어, 블라디보스토크의 서늘한 공기 아래 ‘인간의 도리’란 무엇인가를 묻는다. 류 감독은 액션의 물리적 충돌 속에 멜로적 함의를 녹여내며 장르적 관습을 뛰어넘는 영리한 연출을 선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조인성과 박정민이 보여주는 ‘액션의 온도 차’다. 조인성이 절도 있는 직구 같은 액션으로 구시대적 정의와 품위를 지켜낸다면, 박정민은 생존 본능과 애절함이 뒤섞인 변칙적인 변화구로 관객의 심장을 파고든다. 특히 냉혈한 요원이 연인(신세경 분)을 위해 스스로 사지로 뛰어드는 ‘습한 감정’의 서사는 드라이한 첩보물에 뜨거운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연인 혹은 친구와 함께 장르적 카타르시스를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선택이다.
◎ '기생충' 모자의 따뜻한 재회, ‘넘버원’


영화 '넘버원' 스틸컷 ⓒ바이포엠스튜디오

명절을 맞아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싶은 관객에게는 ‘넘버원’을 추천한다. 엄마의 밥을 먹을 때마다 숫자가 줄어든다는 서늘한 설정은 역설적으로 우리가 무심코 지나친 한 끼 식사가 사랑하는 이의 생명력을 나눠 받는 숭고한 과정임을 역설한다. 영화는 '사랑은 곧 상실을 향한 전진'이라는 공포를 통해 일상의 소중함을 극대화한다.

‘기생충’ 이후 7년 만에 다시 모자로 만난 최우식과 장혜진의 호흡은 이번 설 극장가 최고의 ‘치트키’다. 불안에 쫓기는 아들의 눈빛을 섬세하게 그려낸 최우식과 헌신적인 엄마를 생활 밀착형 연기로 소화한 장혜진은 관객을 단숨에 하민의 감정선에 동기화시킨다. 수동적으로 밥을 받아먹던 아들이 엄마를 위해 처음으로 앞치마를 두르는 성장의 순간, 극장 안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흘리는 따뜻한 눈물로 가득 찰 것으로 보인다.
◎ 역사 속 공백을 감동으로 채운 ‘왕과 사는 남자’


영화 '왕과 사는 남자' 스틸컷 ⓒ쇼박스

역사적 여운과 유머가 공존하는 웰메이드 사극을 원한다면 ‘왕과 사는 남자’가 제격이다. 단종의 유배라는 비극적인 소재를 다루면서도 장항준 감독 특유의 따뜻한 인장과 소소한 유머를 잃지 않았다. 영화는 불신과 계급의 벽이 공고했던 시대를 조명하면서도, 끝내 서로를 알아보는 두 남자의 우정을 통해 가장 뜨거운 위로를 전한다.

무엇보다 유해진과 박지훈, 두 배우의 압도적인 앙상블이 백미다. 박지훈은 공포와 자책에 빠진 어린 왕에서 대범한 군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처연한 눈빛으로 증명하며 놀라운 존재감을 뿜어낸다. 그 맞은편에서 소탈한 촌장 엄흥도로 분한 유해진은 일상의 여유와 극한의 감정 폭발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극을 장악한다. 세대를 초월한 두 남자의 신뢰가 빚어내는 울림은 이번 연휴, 전 세대 관객을 아우르는 흥행 동력이 될 전망이다.

이번 설 극장가는 작품별로 타깃이 명확하다. 화끈한 볼거리를 원한다면 ‘휴민트’, 부모님과 함께 따뜻한 눈물을 흘리고 싶다면 ‘넘버원’, 역사의 깊은 여운을 느끼고 싶다면 ‘왕과 사는 남자’가 좋은 선택지가 될 것이다.

최근 영화계에서는 성수기 공식이 모호해졌지만, 이처럼 각기 다른 체급과 색깔을 가진 이번 신작들이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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