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이 역사 왜곡 논란을 빚으며 대중의 공분을 산 이후, 후폭풍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드라마가 종영한 지 일주일 여가 지났지만 향후 OTT에서 문제의 장면들을 어떻게 처리할지 시청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고, 사과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일부 배우들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21세기 대군부인'(극본 유지원/ 연출 박준화, 배희영/ 기획 강대선/ 제작 MBC,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은 지난 16일 12회(최종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최종회에서는 성희주(아이유 분)와 이안대군(변우석 분)이 왕실을 떠나, 평범한 부부로 일상을 살아가는 해피엔딩이 그려졌고 전국 시청률 13.8%를 기록했다.
문제는 성적보다 완성도에 있었다. 방영 내내 남녀주인공의 연기력 논란, 연출력 논란 등으로 아슬아슬한 걸음을 내딛던 '21세기 대군부인'은 결국 방송 마지막주 11회에서 역사 왜곡 논란을 만들어 불명예스럽게 퇴장했다. 이안대군의 즉위식 장면에서 왕이 구류면류관을 쓰고, 신하들이 왕을 향해 "천세 천세 천천세"를 외치는 장면이 전파를 탄 것.
즉위식에서 신하들은 왕을 향해 자주국의 상징인 "만세"를 외치는 것이 맞고, 자주국의 황제는 구류면류관 대신 십이면류관을 쓰는 것이 맞다. 아무리 판타지 설정을 넣었다고 해도, 그 바탕은 사극이 되는 상황에서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결국 드라마 측은 향후 OTT를 통해 제공되는 콘텐츠에서 문제가 된 즉위식 장면을 삭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는 임기응변에 가까운 최소한의 대처다. '21세기 대군부인'은 공개 전 사전제작이 완료된 작품으로, 글로벌 OTT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방영 내내 높은 화제성을 이어갔다. 시청자의 지적을 수용해 문제가 된 장면을 다시 촬영할 수도 없을 뿐더러 글로벌 시장에서 시청한 이들의 수가 많다는 것이다. 또한 일부 장면의 삭제 처리만 결정했을 뿐 성희주의 다도 장면 등 역사 왜곡 논란을 낳은 모든 장면에 대한 대처는 어려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두 남녀주인공은 공식 사과했다. 배우 아이유와 변우석은 지난 18일 자신들의 SNS에 나란히 입장문을 내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특히 변우석은 자필편지를 통해 "배우로서 연기 뿐 아니라 작품이 가진 메시지와 맥락까지 더욱 책임감 있게 살펴보고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번 깊이 새기게 되었다"라며 미흡했던 부분을 인정했다.
그런가 하면 감독은 눈물로 사과했다. '21세기 대군부인'에 참여한 제작진 중에서 유일하게 취재진과의 종영 인터뷰를 진행한 박준화 감독은 지난 19일 인터뷰 자리에서 "모든 게 제 불찰"이라며 눈물을 쏟았다. 같은 날 저녁 작품을 집필한 유지원 작가는 MBC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제 고민의 깊이가 부족했다"라며 잘못을 인정했다.
두 남녀주인공과 감독, 작가가 모두 사과했지만 대중의 날선 시선을 완전히 거둬들일 수는 없었다. 나머지 배우들은 아무런 입장 발표 없이 입을 닫아버렸기 때문. '21세기 대군부인'에서 성희주와 이안대군을 중심으로 한 서사가 펼쳐졌다고는 하나, 궁 안팎의 여러 인물들이 이야기를 함께 만들었다. 제작발표회에 참석한 배우의 수만 6명이었다.
이들은 작품의 공개를 앞두고 각종 예능과 유튜브 콘텐츠에 출연해 작품을 홍보했다. 시작을 함께 했다면 마무리도 함께 짓는 것이 맞다. 세계관을 만든 이는 작가, 작품을 총괄한 이는 감독이라 하더라도 도의적인 책임감을 갖는 것이 맞을 터. 그러나 사과의 뜻을 밝히는 대신 조용히 뒤로 숨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완전히 달래지 못했다.
제작을 맡은 주체들이 한 발짝 발을 뒤로 뺀 모습도 무책임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21세기 대군부인'의 제작은 MBC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공동으로 맡았다. MBC는 외부 감독인 박준화 감독을 영입해 드라마를 만들었지만, 방영 전 함께, 내부적인 모니터링을 해야 하는 책임을 온전히 다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작가와 감독의 사과로 상황을 갈무리하는 것에 그쳤다.
[사진출처 = MBC '21세기 대군부인'/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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