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중 윤동현에게, 사회 나가서도 상처 받지 말고 열심히 살란 말을 꼭 해주고 싶어요."
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발산한 배우 이홍내는 최근 서울 마포구 상암동 YTN 사옥에서 드라마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tvN·티빙 '취사병 전설이 되다'(이하 '취사병')는 얼마 전 12부작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등병 강성재(박지훈 분)가 '전설의 취사병'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밀리터리 쿡방 드라마다.
극 중 이홍내는 강림초소 취사병이자 말년 병장 윤동현 역을 맡았다. '요리 똥손'이지만 강성재를 만나 강림초소의 새로운 2막을 열어가는 인물. 이홍내는 마치 현역 특전사처럼 보이는 단단한 외형과 달리 극 중 신들린 코믹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이런 연기 내공은 그냥 생긴 것이 아니다. 연기 경력 10년이 넘는 이홍내는 2014년 영화 ‘지옥화’로 데뷔한 믿고 보는 배우다. 드라마 ‘경이로운 소문' 악귀 지청신 역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영화 ‘뜨거운 피’로 제58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 신인연기상을 받았다. 전작인 ‘낭만닥터 김사부 3’에 이어 이번 '취사병'까지, 다양한 역할을 넘나들었다.
인터뷰에서 이홍내는 "'한 여름 밤의 꿈' 같은 느낌"이라며 "가장 뜨거운 날에 시작해서 정말 가장 추운 겨울을 촬영팀과 함께 지났다. 그때의 기억이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저희 드라마가 월화드라마라서 그런지 '월요병이 치유됐다'는 댓글이 제일 좋았다"고 말했다.
'이홍내에게 이런 얼굴이 있었나' 싶게 연기 변신에 성공한 그는 "실제 저도 운동을 좋아하고 단백질 섭취에 관심이 많다. 윤동현 모습의 대부분은 제가 친구들과 있을 때랑 똑같다. 귀엽고 애교도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제 겪은 제 군 생활의 상당 부분을 그대로 연기한 것도 있다. 처음 윤동현 역 대본을 받았을 때 제 안의 어설프지만 뭐든 열심히 하는 성격과 참 닮았다고 느꼈다. 부모님이 경상도분들이라 그런지, 저도 누구 앞에서 사랑한다는 말은 잘 못하는 '츤데레' 같은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웹툰 원작 속 윤동현의 짧은 머리를 유지하기 위해 열흘에 한 번씩 이발을 했다. 이홍내는 "단 한 번도 기르지 않고 집 앞 미용실을 하나 정해서 혼자 가서 머리를 자르고 오곤 했다. 웹툰 팬들이 영상 속 윤동현도 사랑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호흡을 많이 맞춘 배우는 후임 취사병 역의 박지훈이다. 이홍내는 "촬영 중에 지훈이가 출연한 영화 '왕과 사는 남자'이 개봉했다. 당시 시사회에도 초대 받아서 보고 왔다. 이후 엄청난 흥행을 했는데 지훈이는 단 한번도 그걸 내색하지 않는, 그냥 지훈이 그 자체였다. 들떠있지 않고 우린 늘 연기에 대해 대화를 나눴기에, 당시 특별한 분위기는 없었다"고 회상했다.
윤동현은 요리를 못 하고 미식가도 아니지만, 강성재가 오기 전 유일한 취사병으로서 강림초소의 삼시세끼를 책임졌다. 배우들의 실제 요리 실력은 어떨까. 이홍내는 "요리를 못 해서 지훈이와 함께 요리 학원을 다녔다. 기초반부터 수강하면서 요리들을 다 미리 만들어봤다. 그래서 어느 정도 할 줄 알게 됐지만, 촬영에서는 못 하는 척했다. 칼질도 결국 배워서 다 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둘 중 누구의 요리 실력이 더 뛰어났는지 묻자 "선생님이 지훈이가 만든 미역국에 칭찬을 더 많이 해주시더라. 그래도 저는 제가 만든 것도 먹을 만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전 집에서 주로 배달해 먹거나, 간장계란밥을 가장 많이 해 먹는다"며 웃었다.
'취사병' 속 리액션 장면들은 '취랄'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정도의 화제였다. 이홍내는 "그런 B급 요소, 병맛 장면들이 제가 B급인 걸 알고 장난처럼 연기하면 재미가 반감된다고 생각했다"며 "가짜 감정이 아니라 정말 황홀한 음식을 먹고 짜릿함을 느꼈다고 생각하는 진지한 마음 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코미디는 진지할 수록 재밌다는 생각이다. 리액션 장면마다 감독님이 시범을 보여주셔서 따라한 장면도 많고 새롭게 만든 장면도 많아서 보기엔 B급이지만 저는 굉장히 집중하고 공을 들였다. 하지만 역시 남들이 찍는 걸 봤을 땐 그저 웃겼다. 윤경호 선배나 이상이 배우의 촬영도 웃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고 회상했다.
수개월을 함께한 캐릭터 윤동현에게 이홍내가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
"넌 비록 요리를 잘 못하지만, 그래도 강성재란 친구를 만나서 요리에 눈을 떴구나. 넌 마음이 참 따뜻한 친구고 표현은 서툴지만 사람을 대할 때 늘 솔직해. 가식보단 따뜻함을 표현하는 사람이야. 사회에 나와서도 상처 받지 말고, 하는 일 부디 열심히 잘 하면서 지내길 바란다. 너와 함께라 행복하고 즐거웠다."
이홍내는 윤동현의 미래에 대해 "웹툰 속에선 계속 직업적으로도 요리를 하는데, 드라마 상에선 군 생활에 재미를 느껴서 직업 군인 쪽으로 나가지 않을까하는 추측을 해본다"고 말했다.
시즌2 가능성에 대해서는 "불러주시면 감사하지만 제가 안 나오더라도 팬으로서 드라마를 꼭 응원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익숙한 모습보단 늘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고 싶다는 이홍내는 "장르가 뭐가 됐든 새로운 걸 배워나가면서 배우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또 "저는 인간의 '사랑'에 관심이 많다. 사람에게 가장 중요한 감정은 사랑 아닌가. 이번에도 저는 강성재를 사랑하며 촬영했다. 치정, 로코 구애 없이 사랑하는 역도 꼭 맡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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