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Star

[Y리뷰] 40일의 좌충우돌 소동극, 그 끝엔 잔잔한 여운…'수능, 출제의 비밀'

2026.10.20 오후 04:49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한 번쯤 궁금해했을 만한 주제를 용감하게 스크린에 펼쳤고, 블랙 코미디로 꽉 채웠다. 그렇게 하나의 집단이지만, 사회의 단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주며 관심을 집중시킨다. 수능 출제위원들 사이에서 일어난 소동극을 코믹하고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이다.

영화 '수능, 출제의 비밀'은 2급 국가기밀인 수능 출제위원단에 어쩌다 합류한 국어 교사 맹보람(이선빈 분)이 외부 차단 합숙 생활을 하면서 겪는 40일간의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그린 코미디 영화다. 영화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 각본을 맡았던 이용재 감독의 연출 데뷔작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에서 수학을 소재로 삼았던 이용재 감독이 이번에는 수능 국어를 소재로 삼았다는 것이다. 영화는 수능 출제위원단의 이야기를 다루지만, 여주인공 맹보람이 국어 교사라는 설정 때문에 여러 과목 중에서도 국어 지문을 만드는 과정에 비중을 많이 할애했다.

영화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 40일 전, 대대적으로 수능 출제위원단이 꾸려지는 가운데 국어 교사 맹보람이 의도치 않게 여기에 합류하게 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뛰어난 스펙이나 출제 경험을 갖고 있지 않지만, 행정상 실수로 동명이인인 지방 소도시의 교사 맹보람이 명단에 포함된 것.

처음 위원단에 들어오게 된 맹보람의 눈에 들어온 이색적인 광경은 관객의 웃음을 이끌어내기 충분하다. 마치 입국심사를 할 때처럼 소지품 검사를 하고 철저하게 신원 확인을 한다. 이때 한약 파우치에 술을 밀봉해 오는 문주열(유재명 분)처럼, 빈틈을 악용하는 빌런 캐릭터는 씁쓸한 웃음을 자아낸다.

본격적인 합숙 일정을 시작하기 전, 국어과 출제위원장 문주열은 잘못된 인원이 들어온 것을 알게 되지만 덮어두려 한다. 본래 위원단에 들어와야 하는 진짜 맹보람을 다시 부르게 된다면, 문제 출제 과정에서 대립하고 또 여러 의견을 수렴해야 하는 과정이 피곤하게 느껴진 것.

문주열을 비롯한 기존 멤버들은 카르텔을 형성한다. 회의에서는 명문대 출신들끼리 뭉치고, 일부는 맹보람에게는 문제 출제의 기회를 주기는커녕 커피를 타게 하고 복사를 시키는 등 잔심부름의 대상으로 이용하기로 마음먹는다. 이는 기득권이나 특정 집단의 집단이기주의의 축소판과 같은 느낌을 준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맹보람은 문제를 출제할 수 있는 뜻밖의 기회가 오자 밤을 새워 준비하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하지만 모든 문제를 마친 후, '문제 없는 문제'로 마무리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맹보람은 시험의 공정성과 아이들의 미래만을 생각하며 나머지 위원들을 설득하기 위해 맹렬히 맞선다.

이야기의 중심에 선 이선빈은 특유의 밝고 당찬 에너지로 순수하면서도 소신 있는 맹보람을 그려냈다. 이전 작과 크게 다른 모습은 아니지만 이 작품의 방향을 확실히 알고 이끄는 느낌이다. 그와 대척점에 있는 기존 위원들을 연기한 유재명, 전석호, 김영민은 능수능란한 캐릭터 소화력으로 연기 앙상블을 이룬다.

이야기는 수능 출제 과정에서의 구조적 문제나 어려움을 심각하게 분석하거나 스케일이 큰 사건으로 확대해 나가기보다는, 각 인물들이 처한 상황과 관계성을 통해 엘리트주의, 과도한 교육열 등을 풍자적으로 꼬집는다. 이에 관객들은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고, 크레딧이 올라간 후에도 여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 강력한 한 방이 없다. 위원단 안에서 벌어지는 개인 간의 갈등으로 에피소드 대부분을 채우다 보니 이야기가 다소 밋밋하게 흐른다. 몇 가지 극적 대립 중 첫 번째에 해당하는 문주열과 박경태(김영민 분)의 대립도 러닝타임이 꽤 흐른 뒤에나 펼쳐지고, 극 말미 맹보람의 '문제 없는 문제'를 위한 고군분투는 결말을 유추하기 쉬워 긴장감이 다소 떨어진다.

감독 이용재. 출연 이선빈, 유재명, 김영민, 전석호, 김경민 등. 러닝타임 99분. 10월 28일 개봉.

[사진출처 = 바이포엠스튜디오]

* YTN star에서는 연예인 및 연예계 종사자들과 관련된 제보를 받습니다.
ytnstar@ytn.co.kr로 언제든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