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day's 인터뷰

'물맛 따라 술맛 따라' 전통주를 찾아서 [유연태, 여행작가]

2010.10.29 오후 06:19
[앵커멘트]

한국 관광공사에서 정한 11월의 가볼만한 곳, 주제가 '물맛따라 술맛따라' 라고 하네요.

술을 주제로 하는 여행도 있군요?

애주가들이 좋아할 여행 같은데요

어디로 떠날까, 오늘은 한국의 전통주를 찾아 떠나봅니다.

여행작가 유연태 씨 나오셨습니다.

우선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주 어떤게 있나요?

[답변]

경기 양평의 지평막걸리, 경북 경주의 송국주, 경북 문경의 호산춘, 충북 진천의 덕산막걸리, 전남 진도의 홍주를 맛보러 주말여행을 떠나봅시다.

[질문]

그럼 먼저 서울에서 가까운 양평 막걸리부터 한번 볼까요 ?

[답변]

지평막걸리를 생산해내는 지평주조는 지금의 자리에서 1925년부터 술을 만들고 있습니다.

막걸리 제조가 3대째 가업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양조장 건물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평막걸리를 만드는 과정을 보면 먼저 증미실에서 술밥 만들기가 이뤄집니다.

막걸리 재료를 물과 함께 반죽하고 증기로 쪄서 냉각시킵니다.

다음은 종국실 순서가 기다립니다.

냉각시킨 재료의 30퍼센트를 수작업으로 오동나무에 넣어 종균을 배양합니다.

그 옆에는 보쌈실이 있습니다.

이곳 역시 종국균 배양을 위한 것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친 다음 사입실로 넘어갑니다.

종균 배양한 재료에 물을 넣고 희석시킨 후 나머지 재료 70퍼센트를 넣고 전통 항아리에서 발효시킵니다.

마지막 과정은 재성실에서 진행됩니다.

발효된 막걸리를 걸러내어 전문 유통업체로 보내집니다.

[질문]

충북 진천의 덕산 막걸리도 유명하다구요?

[답변]

양조장 건물로는 유일하게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덕산양조장은 건물부터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백두산에서 벌목해온 전나무와 삼나무를 압록강 제재소에서 다듬어 수로를 이용해 이곳 진천까지 가져와 양조장 건물의 주요 목재로 사용되었습니다.

80년 동안 3대에 걸쳐 술을 빚고 있습니다.

내부 정면 하얀 벽에는 이백의 시와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三盃通大道(삼배통대도),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석 잔을 마시면 대도에 통하고, 말술을 마시면 자연의 도리에 합한다.'

양조장 옆은 술항아리와 오크통을 붙여 놓은 듯 한 저온저장고 겸 전시 시음장이 우람하게 서 있습니다.

술도가를 상징하는 건물로, 독에 빠져 술독 채로 술을 마시는 곳이니 술꾼들은 일부러라도 찾을만한 곳입니다.

[질문]

진천에는 또 '종 박물관' 이 있다구요?

[답변]

종박물관에 들어서면 마음속에 종소리의 여운이 전해집니다.

고대 종 가운데 최대 걸작인 성덕대왕 신종을 비롯해 150여개의 범종을 전시해 놓고 있어 한국 범종의 역사와 특징, 범종제작과정 등 다양한 자료를 볼 수 있습니다.

타종체험, 종 문양 탁본체험, 비누만들기 등 각종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질문]

경주의 송국주도 소개하셨는데, 이름으로 보면 솔잎이나 국화가 들어간 술이 아닌가 싶네요.

[답변]

송국주는 솔잎과 국화잎을 이용해 빚는 술입니다.

선비의 곧은 절개와 장수를 의미하는 소나무와 국화를 이용해 빚는 송국주는 풍류를 아는 선비들이 즐기던 선비들의 술이었습니다.

경주 양동마을에서 9대째 송국주를 빚고 있는 이는 이지휴씨입니다.

270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맛의 비밀은 어디에 있을까요.

우선 물맛을 들 수 있다. 지하수를 이용하되 국화잎, 감초, 조청이 들어가는 술물은 가마솥에서 2시간 정도 푹 끓여낸 뒤 상온에서 20시간 이상 천천히 식혀 사용합니다.

국화잎으로 끓여낸 찻물을 술물로 사용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듯 싶습니다.

송곡주는 알코올 도수 15도 내외의 옅은 갈색의 청주로 세상과 만납니다.

[질문]

이 양동 마을 자체가 관광 명소라면서요.

[답변]

송국주의 고향 양동마을은 600여년 동안 씨족마을의 전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입니다.

가장 한국적인 모습을 간직한 채 자자손손 대를 이어 살고 있는 이곳은 마을자체가 중요민속자료 제189호로 지정돼 있을 뿐 아니라, 지난 2010년 7월31일에는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습니다.

[질문]

문경의 유명한 전통주는 '호산춘' 이라구요.

어떤 술인가요?

[답변]

'신선이 탐할 만 한 술'이라 하여 '호선주'라고 불리기도 하는 문경 호산춘은 국내에 전승되는 전통주 가운데 유일하게 술 주(酒)자 대신 봄 춘(春)자를 씁니다.

술의 이름에 ‘춘’자가 붙는 것은 주도가 높고 맛이 담백한 최고급 술을 의미한다.

호산춘은 멥쌀 하나에 찹쌀이 둘 들어가는 비율로 빚으며 쌀이 한 되 들어가면 술도 한 되밖에 나오지 않는 고급술입니다.

그 이외에 들어가는 것은 솔잎이 전부라고 봐도 됩니다.

가끔 마음이 동하면 계절에 따라 꽃 한 줌 넣고, 때로 약초 한 줌 넣곤 하는데 술 향을 해치지 않을 정도로만 넣습니다.

[질문]

선선한 가을 바람 맞으면서 걷기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답변]

한강과 낙동강을 잇는 영남대로 중 가장 높고 험한 고개인 문경새재는 그 옛날 새들도 날다가 쉬어간다 하여 새재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 길은 과거시험 치는 선비들이 유독 많이 넘어 다녔습니다.

'기쁜 소식을 가장 먼저 듣는 곳'이라는 뜻의 `문경(聞慶)`이란 이름은 이 때문입니다.

오롯한 문경새재의 흙길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되었고 4대 명승길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질문]

진도는 홍주가 유명하죠?

꽤 도수가 높은 술이죠?

[답변]

진도의 술은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전통주 '홍주'입니다.

발효된 밑술을 고소리로 증류해낸 홍주의 알코올 함유량은 40%. 꽤 높은 도수입니다.

홍주의 붉은 빛은 지초에서 나옵니다.

고소리에서 증류되어 내려오는 술이 지초를 통과하면서 붉은 눈물 떨어지듯 방울방울 떨어지는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홍주는 지초의 약효를 품게 됩니다.

지초는 예로부터 3대 선약이라 불렸습니다.

동의보감, 본초강목 등도 지초를 배앓이, 장염, 해열, 청혈에 좋은 약재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이런 효과를 알고 있었던 듯 지초를 만병통치약으로 사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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