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노종면 앵커
■ 출연 : 박기현 /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국의 도발? 미세먼지 브리핑 따져 보니' 취재했던 기자와 함께 좀 더 상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박기현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기자]
안녕하십니까?
[앵커]
오늘 주제가 초미세먼지잖아요. 일단 어느 정도 위험한 물질인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기자]
미세먼지라는 건 말 그대로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입자가 작은 먼지를 말합니다. 보통 공장이나 자동차 매연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또는 오존이 대기 중에 여러 가지 물질들과 결합해서 생성되는 먼지를 말하는데 10마이크로미터 이하는 미세먼지라고 하고 2.5마이크로미터 ㅇ이하는 초미세먼지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초미세먼지의 경우 워낙 작기 때문에 우리 폐나 우리 몸속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질환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한 물질로 규정돼 있습니다.
[앵커]
2.5마이크로미터가 좀 알기 쉽게 설명하자면 머리카락 굵기의 20~30분의 1 정도.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서울의 오염물질은 주로 현지 배출에서 유래한다. 그러니까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은 서울 때문이다, 이 얘기를 중국에서 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어떤 상황에서 누가 한 겁니까?
[기자]
류여우빈이라고. 중국 생태환경부, 우리로 치면 환경부 대변인인 한 건데요. 지난달 28일날 자국 내에서 했었던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했던 발언입니다. 정확히는 중국일보 기자가 최근 한국 언론들이 한국의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만들어져서 바다를 건너 한국으로 왔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대변인이 한 대답이 서울의 오염물질은 주로 현지에서 배출한다. 말 그대로 서울 탓이라고 한 건데요. 물론 기자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이었지만 평소 조목조목 준비해서 답한 걸로 봐서는 환경부 내부에서 이런 답변들을 평소부터 준비해 온 게 아닌가 하는 짐작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앵커]
해당 기자랑 뭔가 역할을 나눈 것으로는 보기 어렵고. 하여튼 준비된, 조사된 근거를 가지고 그런 입장을 밝혔다는 거잖아요. 어떤 근거를 내놨던가요?
[기자]
첫 번째 근거로 든 것은 중국의 공기 질은 최근 개선이 됐는데 서울의 공기 질은 오히려 나빠졌다는 건데요. 중국 생태환경부가 매년 중국의 주요 도시의 대기질을 조사해서 발표를 합니다. 그게 중국 환경상황공보라는 건데요. 지금 보시는 것처럼 베이징이 지난 2013년에는 89마이크로그램이었는데 2017년도에 58로 35%가량 미세먼지 농도가 줄어들었습니다.
[앵커]
그러네요. 주요 지역이 다 좋아졌습니다.
[기자]
최대 42%까지 줄어들었고요. 이 때문에 중국에서는 우리는 이만큼 노력을 해서 이렇게 미세먼지 문제를 개선해 오고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서울의 미세먼지는 오히려 더 나빠졌기 때문에 우리 탓으로 하기에는 좀 곤란한 거 아니냐라는 취지의 발언이었습니다.
[앵커]
그러면 지금 보신 저 수치보다 서울이 더 나빠야 중국의 설명이 그나마 신빙성이 있지 않겠습니까? 서울이 정말 나빠졌습니까?
[기자]
우리 한국에서도 한국 환경공단에서 대기 질을 실시간으로 조사해서 발표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에어코리아에서도 확인이 가능한데요. 확인해 봤더니 서울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가 최근 3년간 2015년에는 23, 2016년에는 26, 2017년에는 25마이크로그램으로 사실 좀 나빠진 건 사실입니다.
[앵커]
나빠진 것은 사실이다?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중국은 좋아졌고 서울은 나빠졌고. 그러면 중국 말이 맞을 수도 있네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절대량을 무시했다는 건데요. 중국의 대기 질이 이전보다 나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나아졌다고 하더라도 서울보다는 높다는 겁니다.
[앵커]
여전히 서울보다는 높은 수치다?
[기자]
그래서 초미세먼지의 경우에 2017년 베이징은 58이었는데 서울은 25마이크로그램이었습니다.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거죠. 그러니까 세계보건기구에서도 초미세먼지 연평균 농도를 10마이크로그램 이내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이 기준에서 보면 중국은 여전히 대여섯 배 더 높다고 할 수 있는데요. 그리고 또 한 가지 우리가 과학시간에 배운 확산을 떠올려 보면 쉽게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농도는 물질은 농도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확산한다. 그런 확산의 원리로 본다면 중국의 고농도 오염물질이 한국에 당연히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논리가 될 것 같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가 그렇게 절대량을 무시하면서까지 얘기했는데 그러면 좀 근거가 박약하잖아요. 생성물질, 미세먼지를 만드는 원인 물질에 있어서도 중국은 좀 나아졌다, 서울보다. 이건 어떻게 된 겁니까?
[기자]
근거로 든 게 이산화질소입니다.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물질은 조금 전에 설명드린 대로 질소산화물, 이산화질소 같은 질소산화물도 있고 황산화물이나 다른 휘발성 유기화합물도 있습니다. 이번에 대변인이 예로 든 것이 이산화질소인데 이산화질소가 사실은 대표적인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물질은 맞습니다. 그리고 근거로 든 이유가 아무래도 서울이 이산화질소의 농도가 중국의 주요 도시들보다 더 높기 때문인데요. 저희가 확인해 본 결과 실제로 이산화질소가 서울의 농도가 높았습니다.
[앵커]
중국보다?
[기자]
그렇습니다. 그 이유가 이산화질소의 경우는 주로 차량 배기가스에서 많이 나오는데 서울에 있는 차량이 아무래도 중국에 있는 주요도시들보다 더 많고 운행 대수도 더 많기 때문인 걸로 나타나고요. 또 한 가지 이유는 이산화질소가 소멸시기가 상당히 짧습니다. 그래서 이 얘기가 무슨 얘기냐. 국외로 이동하기가 상당히 힘들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전문가들도 국내에서 이산화질소가 높으면 국내적인 요인이 큰 거고 이산화황이나 다른 물질들이 많으면 국외에서 온 확률이 높다는 근거로 삼고 있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이산화황 같은 황산화물은 이동이 상대적으로 용이하고요.
[기자]
소멸시기가 상대적으로 깁니다.
[앵커]
길기 때문에 흘러가면서도 존재한다?
[기자]
네.
[앵커]
그러면 지금 중국이 제시한 근거는 이산화질소고요. 아까 얘기했던 황산화물은 그럼 다른 결과가 나온 겁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황산화물의 경우에는 중국이 월등히 더 높은데요. 중국은 여전히 화력발전이나 공장에서 여전히 석탄이나 석유를 많이 사용하는데 황산화물이 주로 석탄에서 많이 나옵니다. 그래서 중국은 석탄 의존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산화황이나 황산화물이 상당히 높고요. 이게 미세먼지를 생성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까지 이해가 됐고요. 이렇게 듣고 보니까 중국이 서울 탓이라고 하는 주장의 근거는 상당히 빈약하군요? 그런데 그걸 가지고 중국 탓이라고 단정할 수 있습니까?
[기자]
중국의 영향이 크다는 것과 중국에 책임을 묻는 것과는 또 다른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국내 많은 전문가들이 중국의 영향이 크고 대체적으로 절반 정도는 중국의 탓이 아닌가, 중국의 영향이 아닌가라는 판단을 하고 있지만 그것을 또 정확하게 입증해서 어느 정도 중국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는 또 다른 문제거든요. 주로 사용하는 것이 배출원 수용지 영향 모델이라고 이게 오염물질이 어디에서 왔는지를 파악하는 연구기법인데 언제 어떤 자료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또 계절에 따라서도 결과가 다르고요. 같은 계절이라도 기상조건이 다를 수가 있고. 또 한 가지는 우리가 중국에서 나오는 정확한 오염물질의 배출 현황을 파악하는 것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확한 인과관계 그리고 또 어느 쪽에 책임이 크냐라는 것을 명확하게 규명하는 것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 있습니다.
[앵커]
그러면 최근에 박원순 시장이 50~60%는 중국 탓이다, 이렇게 발언하셨던데 그것도 입증하기가 쉽지 않겠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틀렸다고 할 수도 없고 맞았다고 할 수도 없고.
[기자]
그렇습니다. 국내 연구 중에 50~60%가 중국의 영향이다라는 연구결과들이 많이 있습니다. 박 시장도 분명히 그런 근거로 말씀하신 것 같은데. 분명 또 다른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어떤 근거를 제시하느냐에 따라서 논쟁의 여지가 있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박 시장도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런 것을 갖고 왈가왈부 논쟁할 게 아니라 양국이 협력해서 미세먼지를 줄이고 함께 대책을 강구하는 게 더 중요하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앵커]
그래요. 저도 듣고 보니까 이게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끝으로요. 국내 언론 일기예보를 보면 중국발 스모그, 중국발 미세먼지 유입, 이 표현을 자주 합니다. 자제해야 하는 겁니까?
[기자]
중국의 영향을 어느 정도로 보느냐에 따라서 이것도 의견이 물론 다를 것 같은데요. 저희가 무분별하게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고 정말 중국의 원인이 명확할 때 사용한다면 별 문제가 없다고 보고요. 또 한 가지는 중국발 미세먼지라는 표현을 우리가 사용하면서 국내 미세먼지 저감 노력을 등한시하는 수단으로만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더 중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남탓으로 넘길 그런 우려가 있다는 말씀이시군요?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오늘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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