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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같다" 아시아 학생 이름 변경 요구한 美 교수 징계

SNS세상 2020.06.22 오전 09:25
Phuc Bui Nguyen
미국 대학교수가 베트남계 미국인 학생에게 이름이 공격적으로 들린다며 영어식 이름을 만들라고 요청했다가 휴직 처리됐다.

21일,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레이니 대학 수학과 교수 매튜 허바드는 베트남계 미국인 학생 퍽 부이 디엠 응우옌에게 이메일을 보내 이름을 영어식으로 바꾸라고 요구했다. 이름이 영어 욕설 '퍽 보이'(F*** BOY)처럼 들린다는 이유였다. 응우옌은 교수에게 모욕감을 느꼈고 인종차별이라고 생각된다며 학교 측에 문제를 제기하겠다고 답장했다.

허바드 교수는 "기분이 상했다는 건 알겠지만, 네 이름을 말할 때 우리의 언어로 불쾌한 소리가 난다는 걸 이해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권유했다. 화가 난 응우옌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교수가 보낸 메일을 캡처해 올렸다.

교수의 메일은 대학 총장 탐메일 길커슨에게까지 전해졌다. 총장은 인종차별 행위를 한 허바드 교수를 휴직으로 처리하고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총장은 "우리는 대학과 지역이 더 넓은 사회를 반영하고 있음을 알고 교육을 통해 무지와 적극적으로 싸워야 한다"며 "인종차별, 차별 그리고 억압은 용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응우옌은 KGTV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별명을 써 왔지만, 이제 내 본명을 쓰고 싶어졌다"며 "내 이름은 행복과 축복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1학년 학생인 응우옌은 대학에 입학해 허바드 교수의 수업을 들은 지 불과 몇 주 만에 교수로부터 메일을 받았다고 밝혔다.

허바드 교수는 뒤늦게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나의 행동으로 학생을 아프게 하고 화나게 했다는 점을 사과하고 싶다. 또 내 부적절한 메일을 보고 분노한 많은 사람에게도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레이니 대학은 16,000명 이상이 재학 중이며 그 가운데 29%가 아시아인 학생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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