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새벽, 인천 을왕동 음주사고 현장.
운전자인 33살 A 씨와 동승했던 47살 B 씨는 사고 직후 119신고도 하지 않은 채, 구조대가 도착하고 나서야 차 밖으로 나왔습니다.
A 씨와 마찬가지로 만취 상태였던 B 씨.
음주 운전 방조 혐의로 입건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B 씨는 "A 씨를 말리지 않은 이유가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YTN 취재 결과 B 씨가 '방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지 않게 해달라'는 취지로 운전자 A 씨를 설득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함께 술을 마셨던 B 씨의 지인이 사고 이후 A 씨에게 보낸 문자입니다.
"합의금 낼 능력이 없지 않느냐"며 B 씨가 합의금을 마련한다고 했으니 도움을 받으라고 말합니다.
'B 씨가 입건되면 도와줄 수가 없다, 그를 적으로 만들 때가 아니'라고도 언급합니다.
B 씨가 술에 취한 탓에 음주운전 사실을 몰랐던 것처럼 경찰에 거짓말을 해달라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B 씨를 옹호하는 진술은 하지 않았습니다.
정반대로 대리기사를 부르자는 자신을 무시하고, B 씨가 운전을 사실상 강요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가해 운전자 측 : 동승자가 '네가 술을 덜 마셨으니 네가 운전을 해라', 그렇게 시켰다고. 그런 강압적인 분위기를 만든 당사자, 그리고 남자들이 계속 붙어있는 상태에서 그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는데….]
A 씨 말이 사실이라면 동승자 B 씨는 단순히 방조 혐의가 아니라 교사, 즉 부추기거나 시킨 혐의를 적용받게 돼 처벌 수위가 높아집니다.
경찰은 해당 문자 내용을 입수해 추가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특히 동승자가 음주운전을 적극적으로 부추겼는지, 그리고 방조 혐의를 벗기 위해 증거 인멸을 시도했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취재기자: 안윤학
영상편집: 강은지
자막뉴스: 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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