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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사망 후 10년간 스스로 감금됐던 인도 삼 남매

SNS세상 2021.01.02 오후 05:05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출처 = GettyImagesBank
인도에 사는 한 삼 남매가 어머니 사망으로 인한 슬픔에 잠겨 10년간 스스로 감금된 생활을 하다가 구조됐다.

지난 1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인디펜던트 보도에 따르면 인도 구자라트주 라지코트 지역에서 최근 앰브리시, 바베시, 메그나 메타 삼 남매가 구출됐다. 이들은 모두 30~40대였는데 어머니가 사망한 2010년 이후 한 방에 갇혀 지냈다.

구조에 참여한 현지 NGO 사티 세바 그룹의 잘파 파텔 대표는 "최근 10년 동안 삼 남매가 한 방에 갇혀 지내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라며 "우리가 도착했을 때 그들은 집 문을 잠근 채 나오는 것을 거부했다"라고 설명했다.

자원봉사자들의 시도 끝에 이들 남매는 25분 만에 문을 열었다.

당시 맏형인 앰브리시는 걸레와 종이에 둘러싸여 누워있었고 둘째인 바베시는 구석에 앉아 있었다. 두 형제는 옷조차 입지 않은 상태였다. 막내 여동생인 메그나만 옷을 입고 있었다.

파텔 대표는 "도시 한 가운데에서 이렇게 사는 이들이 있을 거라곤 상상하지 못했다"라며 "방에는 화장실이 없었고 그들은 밖에서 화장실을 사용하지도 않았다. 악취로 볼 때 남매는 생리적인 현상도 모두 방 안에서 해결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두 형제는 제대로 먹지 않아 깡마른 상태였고 그나마 여동생인 메그나가 오빠들에게 음식을 먹였다고 파텔 대표는 전했다. 하지만 봉사자들이 방에 들어가려고 하자 메그나는 "우리는 괜찮아"라며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어머니가 사망하기 전 이들 남매는 비교적 부유하게 살던 고학력자들이었다고 한다.

남매의 아버지 나빈(85) 씨에 따르면 앰브리시와 바베시는 각각 경제학과 법학 학위를 취득했고, 막내인 메그나도 심리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둘째 바베시는 실력 좋은 크리켓 선수였다고도 전해진다.

나빈 씨는 스스로 갇혀버린 자녀들을 위해 수년 동안 방 앞에 음식을 두고 갔다고 한다. 그는 수년간 자식들을 설득해봤지만 결국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었다.

파텔 대표는 "아버지 나빈 씨는 누군가가 자신의 가족에게 저주를 걸었다고 했고, 1986년부터 병을 앓았던 자신의 아내에게도 불운이 깃들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구조된 세 남매는 그동안 길었던 머리카락을 깎고 면도를 했으며 단체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으면서 친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아울러 삼 남매는 함께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앰브리시는 질병 치료를 받고 있고 기억 상실증으로 고통받는 바베시는 어린 시절 친구들을 만나며 다시 사회로 돌아갈 수 있도록 재활 중이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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