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박스가 영아 유기를 조장하니까 없어져야 한다.’ 또는 ‘한 명의 생명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있어야 한다.’가 아닌 ‘이 아기들이 베이비박스에 들어오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버려진’이 아닌 ‘맡겨둔’ 아이로 새롭게 인식한 ‘베이비박스 프로젝트’의 창립자, 사단법인 비투비의 김윤지 대표를 '포스트잇'에서 만나보았다.
김윤지 대표는 2016년도 ‘베이비박스 프로젝트’를 통해 2009년부터 2014년도까지 베이비박스에 들어온 아기 오백여 명의 부모들의 상담일지를 전부 다 분석했다. “그 데이터에 따르면 사실상 이 부모들은 청년 빈곤 상태에 있거나, 혼자 자라서 내가 부모가 됐거나 원치 않은, 강간 등의 방식으로 임신이 됐거나 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베이비박스 프로젝트’를 통해 30%의 부모가 아기를 다시 데려가서 키운다는 것에 주목했다. “부모들이 아기를 다시 데려간다는 것은 이 부모들이 그만큼 아기를 키우고자 하는 의지가 있다는 걸로 생각했고 ‘이 부모들의 퍼센트를 늘려주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고전했다.
그는 “결국 진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베이비박스가 있어야 하냐, 없어야 하냐.’가 아니라 ‘아기를 키우고 싶지만, 양육환경이 어려워서 양육 포기까지 고민하는 부모들이 아이를 키울 수 있게 부모들을 도움으로써 베이비박스가 자연스럽게 없어질 수 있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당시의 소감을 전했다.
최근 개봉한 베이비박스를 다룬 영화 '브로커'를 봤냐는 질문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이 사안에 대해서 공부를 많이 하고 각본을 쓴 것 같다”고 말하며 “아기가 버려진 이유가 아니라 ‘좀 더 강의 위쪽에서 그물망을 쳤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말하는 영화 속 대사가 있는데 ‘강의 상류에서 물살의 흐름을 돌려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라고 하는 지점하고 '베이비박스 프로젝트'가 지향하는 부분과 맞닿아 있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며 영화 감상 소감을 밝혔다.
마지막으로 “사회가 가족이 되어줘야 하고, 가족의 품이 없었던 누군가에게 사회라는 또 다른 가족의 울타리를 만들어 주자”는 메시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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