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 수출 물량의 60%는 중국과 홍콩으로 수출돼 중국 공장에서 전자제품을 만드는 데 들어갑니다.
그런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전자제품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수입이 감소했습니다.
그 결과 지난달 한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가 줄었습니다.
지난해 9월까지 16개월 연속 45억 달러 넘게 수출하다 지난달엔 20억 달러대로 추락한 것입니다.
중국 수출 물량의 90%가 메모리 반도체인데, 이 메모리 가격이 지난해 상반기 3.4달러에서 지난달에 1.8달러까지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조철 /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일정 정도 위축되면서 전반적인 가격이 떨어졌고 수요 위축과 가격 하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우리 수출 자체가 굉장히 위축되는 양상을 보인 거죠.]
미국의 견제 이후 중국이 반도체 자립률을 높여가는 영향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2018년 15% 미만이던 중국 반도체 기업의 자국 시장 점유율은 2021년에는 24%까지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지난달 우리나라 전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34%를 기록해 지난 4년간 이어오던 40%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김수동 /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 기술 수준이 높은 반도체는 아직은 좀 부족하고 그 밑에 중 저 수준의 범용 반도체죠, 그런 부분에서 내수, 중국 기업들의 성장이 가팔라요.]
4개월 연속 이어진 대중국 반도체 수출 감소는 우리 기업들의 실적에 직격탄이 됐습니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는 반도체 분야 이익이 1년 전보다 97% 줄었고 SK하이닉스는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냈습니다.
이 같은 부진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문동민 / 산업부 무역투자실장 : (반도체 시황이) 상반기에는 어렵고 하반기에 들어서부터 재고 소진이나 이런 과정 등을 거쳐서 회복될 것으로 보는 것들이 일반적인 관측인 것 같습니다.]
반면 비메모리를 위탁 생산하는 TSMC는 같은 기간 동안 영업이익이 78%나 늘어 우리 기업들과 대조를 이뤘습니다.
메모리 편중에서 벗어나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박홍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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