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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이슈] 푸틴에 '선전포고'까지..러시아 내부 '대혼돈'

한방이슈 2023.05.23 오후 05:05
바흐무트에 붙은 악명 '고기 분쇄기'
프리고진 바흐무트 점령 주장
곪아터진 러시아 정규군-용병 갈등
푸틴 "외국인 참전 시 가족까지 국적 부여"
젤렌스키, 러시아 바흐무트 점령 인정?
미 전쟁연구소 "바흐무트, 전술적 의미 없어"
현재 우크라이나 전황
"독재 끝낼 시간"…푸틴에 선전포고한 러시아 반체제 단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장기간 전투가 벌어진 격전지.

이번 전쟁에서 가장 길고 피비린내 나는 전투가 이어지고 있는 지역.

병사들의 평균 기대수명 약 4시간에 불과.

수만 명의 우크라이나군과 러시아군이 사망해서 붙은 악명 '고기분쇄기'

러시아-우크라이나 양측이 치열한 소모전을 벌이고 있는 최대 격전지, 바로 '바흐무트'입니다.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의 수장 프리고진이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밝혔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 2023년 5월 20일입니다. 오늘 오후 12시에 바흐무트는 완전히 점령됐습니다.]

러시아 국방부 또한 "바그너 돌격대의 공격 작전과 러시아 군의 포병 및 항공 지원으로 아르툐몹스크(바흐무트) 해방을 완수했다"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승전보를 들은 푸틴, 곧바로 "바그너 그룹 돌격 부대와 러시아 정규군 부대가 바흐무트 해방 작전을 완수한 것을 축하한다"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그 전투에서 수훈을 세운 모든 이들이 국가 훈장을 추천받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프리고진은 러시아 공수부대가 바그너 그룹이 도시를 점령하는 것을 도왔다는 것은 "완전한 거짓말"이라고 말했습니다.

러시아 군대로부터 실질적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입니다.

프리고진의 바흐무트 승리에 대한 주장은 전적으로 자신과 그의 군대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옵니다.

실제로, 바흐무트의 가장 높은 지점에 러시아 깃발이 아닌 바그너 그룹 깃발을 배치하는 것이 보여지며

이는 프리고진이 바그너 그룹에 더 많은 보급품과 책임 및 특권을 러시아 국방부로부터 부여 받길 원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푸틴과 국방부는 러시아 정규군이 바흐무트 점령을 도왔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점령에 대한 전적인 공을 주장하는 것을 약화시키려 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러시아 정규군과 용병들과의 갈등은 곪을 대로 곪은 상태입니다.

러시아 국방부는 동원 및 징집된 외국인력을 자체 민간 군사 회사에 통합하여 차별과 갈등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동원된 용병들 중 사상자를 추적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며, 최전선에 동원된 용병들에 대한 지원은 열악하다 못해 참혹할 지경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용병들의 가족은 최전방에 동원된 용병 500명 중 137명만이 생환했다고 지적하고 최소 2개 부대가 실종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푸틴은 외국인 참전시 복무하는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까지 국적을 주겠다며 병력 동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기존 대통령령에는 "최소 6개월 이상 전투행위에 참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개정안에서는 이 조건이 삭제됐습니다.

또 기존 '1년 이상'으로 규정했던 복무 기간을 '1년'으로 하고, 전투 중 입은 중상으로 전역하게 된 경우에만 국적을 받을 수 있다는 조건도 삭제했습니다.

러시아의 바흐무트 점령 주장을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인정했다는 혼란도 벌어졌는데요.

문제의 발언 들어보시죠.

[기자: 대통령님, 바흐무트가 아직 우크라이나 수중에 있나요? 러시아가 점령했다고 하는데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 아니라고 봅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들은 우리 도시를 파괴했어요. 건물이 없습니다. 유감이고 비극입니다. 현재 바흐무트는 우리 마음속에만 있습니다. 이곳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외신들은 이 발언을 우크라이나가 함락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했고, 바흐무트가 러시아 손에 완전히 넘어간 것을 젤렌스키 대통령이 시인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젤렌스키, 곧바로 오보라며 바흐무트 함락을 부인했습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 우크라이나 대통령 : 우크라이나 군대는 아직 바흐무트에 있습니다. 정확히 어디 있는지 밝힐 수는 없지만, 바흐무트가 러시아에 점령되지 않았다는 걸 의미합니다.]

이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바흐무트를 둘러싼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

미 싱크탱크 전쟁연구소는 바흐무트 지역을 전술적으로나 작전상 중요하지 않다고 평가합니다.

바흐무트를 점령했다고 해서 러시아군이 공격 작전을 계속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지형이나 우크라이나의 반격을 방어할 수 있는 강력한 위치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러시아 내부에서도 바흐무트 점령 주장을 축하하면서도 "바흐무트는 베를린이 아니다" 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도시 점령은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어려운 작전의 또 다른 단계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피비린내 나는 전투로 기록되고 있는 바흐무트 전투는 지지부진한 전황 속, 바흐무트가 가진 정치 상징적인 의미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이번 전쟁의 명분이자 목표 가운데 하나인 2014년 친러 반군이 선포한 공화국 '도네츠크 인민공화국'의 해방을 위해 바흐무트 점령이 꼭 필요하며

바흐무트 점령은 러시아가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도네츠크주 도시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비얀스크로 진격하는 길목을 얻게 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현재까지의 우크라이나 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022년 3월 러시아군이 빠른 승리를 목표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본격화하고 수도 키이우는 풍전등화의 상태에 놓입니다.
2022년 4월 우크라이나의 강력한 저항과 러시아군의 병참 및 전술적 오류로 인해 러시아군이 키이우에서 밀려납니다.
2022년 8월 러시아가 북쪽 돈바스 지역 일부 영토를 점령하며 진전을 보입니다.
2022년 9월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주변 영토를 수복합니다.
2022년 11월 우크라이나가 헤르손을 탈환했습니다.
2023년 2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바흐무트 아래로 내리누르고 있습니다.
2023년 5월 프리고진이 바흐무트 함락을 선언하고 5월 25일 도시에서 철수할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전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는 상황 속, 러시아 본토 벨고로드 지역에서 교전이 발생했습니다.

공격 주체는 러시아 반체제 단체 '러시아 자유 군단'

"독재를 끝낼 시간"이라며 푸틴에 선전포고를 했습니다.

[러시아 자유 군단 / 러시아 반체제 단체 :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러시아인이다. 우리는 아이들이 평화롭게 자라길 바란다.]

러시아 측은 이번 공격으로 인명피해를 입었고 여러 마을의 물과 전력 공급이 끊겼다며 대테러작전을 선포하고 주민 대피에 착수했습니다.

그러면서 바흐무트를 잃은 우크라이나군이 정치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공격을 나섰다며 강한 반격을 다짐했습니다.

[예브게니 프리고진 /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 그룹' 수장 : 사실상 전쟁이 진행 중입니다. '특별 군사작전'은 전면전으로 변했습니다.]

일진일퇴를 거듭하는 바흐무트 전투.

1·2차 세계대전을 떠올리게 하는 치열한 전쟁 속

인구 8만이였던 도시는 회색빛 콘크리트만 남았습니다.

기획·구성·편집 : 손민성(smis93@ytn.co.kr)
그래픽 : 김현수(kimhs4364@ytn.co.kr)
총괄 : 김웅래(woongra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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