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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성실히 갚으면 바보인가요?"...신용 대사면에 '허탈' [Y녹취록]

Y녹취록 2024.03.13 오전 09:39
■ 진행 : 임성호 앵커, 김정진 앵커
■ 출연 : 석병훈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과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굿모닝와이티엔]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 앵커 : 소액 연체자 연체 기록을 삭제해 주는 이른바 신용사면 조치가 단행됐는데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설명부터 해 주시죠.

◇ 석병훈 : 2021년 9월 1일부터 24년 1월 31일까지 2000만 원 이하의 소액 연체자 중에서 올해 5월 31일까지 전액 상환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체기록을 삭제해 주는 신용사면 조치가 시행됐습니다. 어제부터 시행된 것이고요. 그래서 지금까지 개인 264만 명, 그다음에 개인사업자 17만 5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 앵커 : 이런 신용사면을 받으려면 밟아야 하는 절차가 있습니까?

◇ 석병훈 : 특별히 별도 신청을 하는 절차는 없고요. 상환을 한 즉시 대상자들에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인이 대상인지 여부는 신용평가회사 웹사이트에서 조회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금 현재 2000만 원 이하의 소액 연체자 같은 경우에는 개인이 298만 명이고 개인사업자는 31만 명이 적용 대상인데요. 그중에 지난달 말 기준으로 이미 전액 상환을 한 사람들은 개인 264만 명, 개인사업자 17만 5000명이 이미 상환을 했기 때문에 자동적으로 연체기록이 이미 지워졌고요. 나머지 대상자들도 올해 5월 31일까지 상환하게 되면 연체기록은 자동으로 삭제되게 됩니다.

◆ 앵커 : 이번 신용사면이 역대 네 번째 사면인데 이번에 신용사면이 되면 구체적으로 연체기록이 삭제돼서 뭐가 어떻게 달라지는 거예요?

◇ 석병훈 : 연체기록이 삭제되면 당연히 신용점수가 상승을 하기 때문에 개인카드도 발급이 가능하고요. 그리고 대출도 받을 수 있게 되는 혜택을 받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구체적으로 보게 되면 신용평점 같은 경우는 평균 37저 상승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래서 15만 명이 신용카드 발급이 가능할 것으로 추산되고요. 그다음에 개인 26만 명이 신규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개인사업자 같은 경우는 7만 9000여 명이 제1금융권 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여서 제1금융권 대출을 받게 되면 제2금융권보다 대출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 앵커 : 교수님 이러한 신용사면이 있을 때마다 거론되는 게 도덕적 해이 문제잖아요. 이번 같은 경우는 소액이지만 전액을 계속 상환한 사람들에 대해서 신용사면을 해 준다는 특징이 있기는 한데 그래도 성실하게 빚을 갚아왔던 채무자와의 형평성 문제가 거론 안 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을 어떻게 보십니까?

◇ 석병훈 : 저도 그 도덕적 해이 문제가 이번 신용사면 조치에 대해서 가장 큰 문제점으로 여러 번 지적을 해 왔고요. 그래서 신용사면을 이용해서 소상공인이라든지 아니면 저소득층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 저도 반대를 해 오는 입장이었습니다. 다른 방식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러 차례 주장을 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금융권 전반적으로 타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라는 것인데요. 특히 그중에서도 가장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 제2금융권이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사면조치로 인해서 대상자 중 25만 명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은행권에서 신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제1금융권, 은행권이 제2금융권보다 대출금리가 낮아지기 때문에 제2금융권은 우량고객, 상대적으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는 사람 중에서 신용점수가 높은 사람들은 제1금융권으로 옮겨가게 되죠. 그래서 우량고객을 제1금융권으로 뺏기고요.

그다음에 원래 제2금융권에서 기존에 연체에 걸렸던 사람들이 이번에 신용사면을 통해서 다시 연체기록이 삭제되고 신용점수가 올라가니까 다시 제2금융권에 대출을 신청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그런데 신용사면을 받은 사람들 중에서 일부 소득이 늘어나거나 아니면 영업실적이 늘어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신용사면을 통해서 신용점수가 상승해서 이번에 대출을 받는다 할지라도 조만간 다시 그 대출이 연체에 걸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런 고객들이 다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게 되면 당연히 제2금융권의 건전성이 안 좋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높은 고객은 제1금융권으로 이탈해서 제2금융권의 수익성이 안 좋아지고 그다음에 제2금융권에서 기존에 연체가 있었던 상대적으로 신용점수가 안 좋았던 고객들은 신용사면을 통해서 신용점수가 좋아져서 다시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은 후에 연체에 걸리면 제2금융권의 건전성은 안 좋아지고 이런 수익성과 건전성이 동반 안 좋아지는 그런 나쁜 상황이 걸릴 수 있다라고 보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제2금융권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금융권에서 두 가지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는데. 가산금리를 높인다든지 아니면 대출한도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수가 있어서 선량한 다른 금융소비자들도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담 발췌 : 정의진 디지털뉴스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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