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이 바짝 마르고 거대한 모래폭풍이 몰아칩니다.
황폐해진 토양에는 먹을 것조차 자라지 않습니다.
처참히 망가져버린 지구.
그저 영화 속 이야기일까요?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가 발표한 '세계사막지도'에 따르면 이미 지구 육지 면적의 75%에서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2050년까지 무려 90% 이상의 땅이 황폐화될 수 있습니다.
유엔사막화방지협약, UNCCD는 경고합니다.
"토지 황폐화는 세계 GDP를 위협하고. 인구 절반 이상을 물 부족 위기에 빠뜨릴 것이다."
경제적 위협은 물론, 인류 생존이라는 근본 자체가 흔들리는 겁니다.
먼 미래가 아닙니다.
30년도 채 남지 않은, 우리의 현실입니다.
자연적, 혹은 인위적인 요인으로 땅이 회복 능력을 잃고 황폐화되는 현상을 '사막화'라고 합니다.
이 사막화가 진행되면 몇 가지 심각한 문제들이 발생합니다.
사막화로 건조해진 지역에는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이 나타나는데요.
이렇게 척박해진 땅은 식물의 생장을 억제합니다.
재배가 어려워져 작물 수확량이 감소하면 마실 것은 물론, 먹을 것도 구하지 못해 극심한 식량난을 맞게 되죠.
인간뿐 아닙니다.
생태계도 무너집니다.
살아가기 적합한 환경이 사라지면서 많은 동식물들이 서식지를 잃고 멸종 위험에 노출됩니다.
이는 생물 다양성 손실로 이어지고요.
그렇다면 대체 왜, 이런 일이 발생하는 걸까요?
사막화의 원인은 크게 자연적 요인과, 인위적 요인 두 가지로 나뉩니다.
자연적 요인으로는 오랜 가뭄이나 기상이변 등을 들 수 있는데,
이런 경우는 전체 사막화 현상의 불과 13%에 지나지 않습니다.
문제는 나머지 87%를 차지하는 인위적인 요인입니다.
무리한 농경지 확장, 산림벌채, 환경오염 등 인류의 무분별한 개발은 지구온난화를 가속시킵니다.
지구가 뜨거워지니까 땅은 점점 더 건조해지고 건조한 땅에선 사막화가 발생합니다.
사막화로 숲이 사라지면 산소가 사라지고 이산화탄소가 증가해 다시 지구온난화의 원인이 됩니다.
그야말로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거죠.
전 세계적으로 매년 평균 1,200만 헥타르의 생산 가능한 토지가 손실되고 있습니다.
이미 23억 명이 넘는 사람들이 물 부족에 직면해 있고, 이대로 30년이 지나면 그 수는 인구 4분의 3으로 증가하게 됩니다.
세계에서 4번째로 큰 호수였던 아랄해는 그 면적이 10분의 1로 줄어들었습니다.
전체 토지의 40% 정도였던 몽골의 사막은 현재 78%로 무섭게 확장했습니다.
몽골의 사막에서 일어난 거대한 모래폭풍은 수백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대형 참사가 되기도 했죠.
사막화는 바다숲에서도 나타납니다.
암반에 서식하는 해조류가 사라지고 바위가 하얗게 변하는 갯녹음 현상이 발생하는 건데요.
제주와 동해안 등 우리나라 바다 암반의 33%에서도 사막화가 이미 진행 중입니다.
이에 2013년, 해양수산부는 세계 최초로 '바다식목일'을 제정하고 바다숲 재조성에 힘쓰고 있죠.
인간의 욕심이 만든 인위적 요인, 87%.
실로 엄청난 수치입니다.
이대로 손 놓고 있을 수는 없겠죠?
19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사막화방지협약이 채택됐습니다.
사막화 현상이 국경을 초월하는 문제인 만큼 국제적 협력은 필수이기 때문인데요.
관개 시스템 및 신농법 기술을 공유하고 사막화 예방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고요,
온실가스 저감 조치와 녹지 재생 활동을 통한 복구 작업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한 국제 비영리단체가 사막화가 진행되던 땅에 반달 모양의 구덩이를 팠습니다.
나타는 변화는 실로 대단했습니다.
초목이 없어 그대로 말라버렸던 물은 구덩이에 갇혀 땅속으로 스며들었습니다.
황폐화됬던 땅이 삽 한 자루의 힘으로 단 몇 년 만에 초원으로 되살아났습니다.
아직 기회가 있습니다.
지구를 다시 초록빛으로 살리기 위해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합니다.
잊지 말아야 합니다.
매년 6월 17일은 '세계 사막화 방지의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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