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를 사적으로 쓰고, 관용차를 개인적으로 몰아 정직 3개월 징계를 받은 김병철 당시 진안소방서장.
당시 전북자치도 소방본부는 김 서장을 감찰해 200만 원을 밑도는 배임액만 잡아냈고, 이 계산 결과를 근거로 삼아 고발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경찰이 조사해보니 김 서장의 비위는 그보다 규모가 최소 8배 이상이었습니다.
김 서장이 약 2년 동안 사적으로 쓴 업무추진비는 모두 약 천6백만 원으로 확인됐습니다.
후배인 고 성공일 소방교가 순직한 이튿날에도 김 서장은 횟집에서 카드를 쓰고 증빙서류를 거짓으로 꾸몄습니다.
이런데도 소방 감찰팀이 김 서장의 비위를 고의로 축소한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경찰은 직권을 남용해 감찰 보고서를 의도적으로 누락시킨 감찰팀장과 이런 지시를 받아 허위 공문서를 만든 소방관, 또 감찰기밀을 김 서장에게 흘린 소방관을 검찰에 넘겼습니다.
다만 경찰은 그 윗선인 감찰과장과 주낙동 당시 전북소방본부장은 검찰 송치 명단에서 제외했습니다.
이들 감찰팀원이 왜 '김 서장 지키기'에 나섰는지는 경찰 수사에서도 끝내 밝혀지지 못했습니다.
[박영엘 /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소방청지부 전북위원장 : 감찰 담당자로 지정된 지 한 달밖에 안 된 직원이 송치된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합니다. 꼬리 자르기 수사가 아니라 책임자가 처벌받는, 납득 할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 투쟁해 나가겠습니다.]
결국 강등이나 파면 같은 무거운 징계를 피한 김 서장은 이후 징계위원장인 임상규 전 전북자치도 헹정부지사에게 감사 문자와 함께 굴비 선물을 보낸 게 들통 나 뇌물 공여 혐의까지 추가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김 서장은 뇌물 공여 사실을 인정한 반면 임 전 부지사는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비위 서장 한 명을 구하려다 하위직 소방관 3명이 더 처벌받을 위기에 처했는데, 전북 소방은 어떤 입장도 내지 못한 채 복마전이라는 오명을 피할 길이 없게 됐습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촬영기자ㅣ최지환
자막뉴스ㅣ이미영, 이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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