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해안은 생선 굽는 냄새가 항포구를 가득 채웁니다.
연탄불 위에서 노릇노릇 익어가는 생선구이는 놓치지 말아야 할 별미.
겨울철 동해안 하면 떠오르는 생선, 바로 이 양미리와 도루묵입니다. 매년 차고 넘치게 잡혀 항포구를 활기차게 만들었는데요. 올해는 어떨까요?
바다에 쳐 놓은 그물을 걷어 온 어민.
물고기가 없습니다.
알이 꽉 찬 도루묵을 가득 싣고 올 줄 알았는데, 바다가 변했습니다.
[최영순 / 도루묵잡이 어민 : 물 온도가 너무 따뜻하니까 (도루묵이) 안 난다고 그래요.]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어선도 있지만, 만선의 기쁨은 옛말이 됐습니다.
[도루묵잡이 어민 : 도루묵 조업도 포기하는 배가 많거든요. 원래는 1월 중순까지 (조업) 해야 하는데 경비가 안 나오니까 포기한 배가 여럿 있어요.]
또 다른 겨울 대표 어종 양미리도 마찬가지.
그물마다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걸려 올라오던 양미리가 이제 절반도 잡히지 않습니다.
어민들은 명태와 오징어가 사라진 것처럼 도루묵과 양미리도 자취를 감출까 걱정입니다.
[양미리잡이 어민 : 수온이 맞으면 양미리가 형성되는데, 이러다 물이 (더) 뜨거워지면 양미리가 없어지지 않겠나, 명태처럼….]
원인은 해수온 상승, 동해안 어장지도가 급변하고 있습니다.
2017년도까지 잡히는 양이 없어 어획량 집계조차 하지 않던 방어는 지난해 제주 어획량의 7배 가까이 잡혀 어획량 1위로 올라섰습니다.
반면 동해안 대표 어종이던 오징어는 어획량이 20년 전과 비교해 무려 95%나 줄었습니다.
사라진 명태와 오징어를 대신해 효자 노릇 하던 도루묵과 양미리도 해마다 어획량이 크게 줄고 있습니다.
[이선길 /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 박사 : 동해안 수온에 적합하게 또 잘 성장할 수 있는 양식 품종을 개발해서 또 그런 부분도 어업인들에게 기술 이전을 한다든지 그렇게 하는 부분도 또 하나의 방법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온 변화와 함께 무분별한 남획이 어족자원 고갈로 이어지는 상황.
명태가 사라진 지 20여 년,
동해안을 대표하는 어족자원이 또다시 자취를 감추고 있습니다.
YTN 홍성욱입니다.
촬영기자ㅣ홍도영
디자인ㅣ임샛별
자막뉴스ㅣ이 선, 이도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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