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코리안

'우리는 동포사회 최초'...쌍둥이 형제의 성공담

2013.04.06 오전 08:18
[앵커멘트]

이민 생활을 하는 부모님들은 어떻게 하면 자식들이 정체성을 잃지 않고, 현지 사회에 잘 적응해 성공할 수 있을 지가 늘 고민인데요.

독일에 있는 한 쌍둥이 형제가 동포사회에 좋은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김운경 리포터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지난해 동포 가운데 처음으로 유럽 변리사 자격증을 딴 김병학 씨.

현지인들도 합격하기 어렵다는 까다로운 시험을 통과했습니다.

세계적인 전동공구 업체에 다니고 있는 김 씨는 특허부 직원 100명 가운데 유일한 동양인입니다.

[인터뷰:김병학, 쌍둥이 형]
"준비하는 과정이 그렇게 말하잖아요.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거기서 결국 승리했다는 성취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물리학과 경영학을 공부한 김 씨가 변리사에 도전한 것은 갈수록 심해지는 특허 전쟁에 주목했기 때문입니다.

특허 침해 사실조차 모르고 유럽에 진출하려는 한국 중소 기업을 볼 때마다 김 씨의 안타까움은 더합니다.

[인터뷰:김병학, 쌍둥이 형]
"한국에서 나오시기 전에 미리미리 이런(특허) 부분도 함께 검토하는 게 최선의 방법인 것 같습니다."

쌍둥이 동생 병구 씨도 동포 가운데 처음으로 독일 공인회계사 자격증을 따 냈습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회계 업무와 현지 규정을 우리말로 상담해줘 우리 기업 120여 곳이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광부로 지원한 아버지를 따라 8살 때 독일로 건너온 형제는 언제나 선의의 경쟁자였습니다.

[인터뷰:김병구, 쌍둥이 동생]
"지금까지 평생 서로서로 좋은 영향을 준 것 같습니다. 저도 형님에게서 좋은 영향도 받고 '열심히 하는구나! 나도 열심히 해야겠구나!'"

마흔이 넘은 나이에도 우리말을 잊지 않으면서 주류 사회에서 활약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의 간절한 바람 덕이었습니다.

[인터뷰:김인식, 쌍둥이 형제 아버지]
"얘들이 상류 사회에서 남과 같이 또 한국인의 특수한 좋은 머리로 오히려 독일 사람들이나 우리 사회에 유익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기를 바랐어요."

실력으로 높은 벽을 넘어서 나란히 전문가의 길을 걷고 있는 쌍둥이 형제.

정체성과 진로에 혼란을 겪는 동포 젊은이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습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YTN 월드 김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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