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류현진의 무엇을 지켜볼까.
'괴물 에이스' 한화 류현진(25)이 등판하는 날마다 메이저리그에서 찾아온 스카우트들을 확인할 수 있다. 그들은 스피드건을 들고 류현진의 공 하나 하나를 세세히 기록한다. 스카우트들은 공식적으로 류현진과 관련된 코멘트는 피한다. 하지만 확실한 건 '당연히' 류현진의 지금보다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한 관계자는 "메이저리그 팀들이 한국에서 기록이 좋은 투수를 보러오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20승을 한다고 해서 데려갈 것도 아니다"며 "메이저리그에서는 그 선수가 갖고 있는 가능성을 지켜본다. 지금 당장의 기록이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기 때문에 당장 올 시즌 성적 자체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해 20경기에서 5승7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 중이다. 토종 투수 중 가장 많은 130이닝과 15차례 퀄리티 스타트에 리그 전체를 통틀어 1위에 해당하는 153개의 삼진을 잡았다. 그러나 20경기 중 10경기에서 1득점 이하 지원을 받는 바람에 승수가 부족하다. 무난하게 보였던 시즌 내 100승 달성도 힘겨워졌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는 류현진의 이 같은 성적은 크게 고려하지 않고 있다. 2010년을 기점으로 그의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것을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도 알고 있지만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한 관계자는 "성적이 예전보다 좋지 않은 것을 메이저리그에서도 알고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몸 상태와 구위"라고 말했다.
류현진을 누구보다 아끼는 이효봉 XTM 해설위원은 "류현진의 공이 예전처럼 위력적이지 않다. 데뷔 후 많은 공을 던진 영향이 없지 않다. 전력이 약한 팀에 소속돼 있어 관리 받으며 던진 게 아니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많을 것이다. 아무리 멘탈이 강해도 몸이 따라 주지 않으면 힘들다"며 "현진이에게 지금 당장 1승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여기서 몇 승 하는 것보다 건강한 몸 상태를 만들어 메이저리그에서 몇 승 할지가 더 궁금하다. 더 큰 미래를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인 최초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찬호도 시즌 전 "한 시즌 무리해서 잘하는 것보다 몸 관리를 잘해서 오랫동안 활약하는 게 진정한 성공이다. 당장 메이저리그 팀으로부터 계약금 얼마를 받고는 크게 중요하지 않다. 그런 기분은 오래가지 않는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목표가 아니라 '10년을 버티겠다'는 목표로 해야 한다. 그게 진짜 성공"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눈앞의 몇 승보다 큰 미래가 먼저라는 뜻이다.
오는 30일부터 내달 8일까지 서울에서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가 열려 메이저리그 구단 스카우트 책임자들이 대거 한국을 찾을 예정이다. 이 기간 류현진에 대한 관찰도 집중적으로 이뤄질 전망. 과연 류현진은 그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건 10승에 대한 욕심으로 무리하기보다 몸 건강하게 자신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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