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비운의 제2연평해전 지휘관, 정병칠 사령관

2015.06.29 오후 10:02
6월이 되면 가슴이 답답하다는 한 군인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정병칠 해군 소장입니다.

그는 2002년 6월 29일 당시 해군 2함대 사령관으로서 제2연평해전을 총지휘했습니다.

당시 상부의 지침은 '적이 쏘기 전에 쏘지 말라'였습니다.

북한 경비정의 기습을 받고서야 싸울 수 있었지만 최선을 다해 NLL을 사수했습니다.

불리한 여건 속에서 결국 6명의 부하를 잃었는데요.

이는 평생토록 마음의 짐이 됐습니다.

병실에 누워 있던 박동혁 병장의 손을 잡으며 꼭 낫게 해 주겠다고 눈시울을 붉혔던 정 전 사령관.

박 병장까지 눈을 감자 그에게 6월은 더없이 잔인한 달이 됐습니다.

나중에 알려진 북측 사망자는 13명.

하지만 '패장'이라는 싸늘한 시선이 정병칠 사령관에게 드리워집니다.

교전의 책임과 비난의 화살이 그에게 돌아왔고 한때 보직 해임되기도 했습니다.

정 전 사령관의 장남인 치현 씨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두 달 넘게 사태를 수습하면서도 죄인 취급을 받고 갖은 불이익을 겪었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고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중장 진급을 하지 못한 채 정 전 사령관은 2007년 4월 군을 떠납니다.

그래도 그때의 기억과는, 사랑하는 부하를 잃은 아픔과는 이별하지 못했습니다.

"부하들을 떠올리면 가슴이 답답하다"고 되뇌던 그였는데요.

죄책감에 시달리던 정 전 사령관은 2009년 6월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다른 해군 관계자는 "자신보다 부하를 더 아꼈던 정 전 사령관은 제2연평해전의 마지막 전사자였던 셈"이라고 했는데요.

제2 연평해전은 13주년이 되는 오늘에서야 NLL을 지킨 승전으로 재평가받고 있습니다.

영화 '연평해전'을 통해 잊고 있었던 '그날'을 되살리고 희생된 장병을 기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날'에는 정병칠 사령관이 있었다는 점도 기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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