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정치권을 향해 정치인들이 문제 해결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각성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기문 중도 하차라는 돌발 변수를 만난 범여권은 대안 마련에 몰두하고 있고, 각 대선 후보들은 반 전 총장을 향했던 지지층 흡수를 기대하며, 대권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회 연결하겠습니다. 안윤학 기자!
반기문 전 총장이 오늘 아침 정치권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고요?
[기자]
어제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반 전 총장, 오늘 기자들을 만났습니다.
반 전 총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인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모두 다 생각이 다르니 국민이 고생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정치인에 대한 신뢰가 높지 않다며, 정치인들이 더 각성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반 전 총장의 발언,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반기문 / 전 유엔 사무총장 : 그분들이 생각하는 게 전부 다 다르고, 그것을 한 군데로 끌어모아서 대통합을 이루겠다는 게, 시간은 많이 제약돼 있지 않습니까? 그런 여러 가지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는 겁니다.]
예상치 못하게 '반기문 카드'를 잃어버린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은 향후 대선 정국을 어떻게 이끌어 나갈지,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합니다.
일단 반 전 총장을 향했던 보수층의 지지가 어디로 향할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보수 진영 끌어안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10년 유엔 사무총장 경험이 대한민국을 위해 귀하게 쓰이길 바랐다며 안타까움을 토로했습니다.
이어 반 전 총장이 언급한 협치와 분권을 위한 개헌, 그리고 국민 대통합은 모두가 공감하는 우리 시대 절실한 과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입니다.
[정우택 / 새누리당 원내대표 : 언제든 우리나라를 위해 그 귀중한 역량이 잘 쓰이기를 기대하며 저희도 수시로 자문을 구하고 고견을 듣겠습니다.]
바른정당 정병국 대표는 기성 정치권의 편협한 이기주의에 실망했다고 한 반 전 총장의 말 한마디가 가슴에 오래 남을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정치 환경이 얼마나 열악하고 문제가 있는지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며, 정치 적폐 청산이 바른정당의 도리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대표의 발언입니다.
[정병국 / 바른정당 대표 : 정치환경을 바꾸는 데 최선의 노력을…. 원칙 없는 이합집산, 저희는 철저히 배격해 나갈 것입니다.]
바른정당 내부적으로는 세력 통합 대상으로 삼았던 반 전 총장의 중도 하차로, 김무성 의원, 오세훈 최고위원 등이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고 당내 경선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반 전 총장 지지층은 박근혜 대통령 지지세력으로, 이들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다만 박 대표는 황 대행의 출마 여부와 관계없이 박 대통령 잔재 세력은 집권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여야 대선 주자들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기자]
어제 좋은 경쟁을 기대했는데 안타깝다는 입장을 보였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오늘은 별다른 반응 없이 전국 투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문 전 대표는 대세론을 굳히려는 듯, 이번 대선에서는 영호남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국민통합 대통령을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자신은 지난해부터 반 전 총장이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그만둔다고 공언해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 시장은 반 전 총장을 보기에는 아름답고 먹기에는 어려운 꽃사과에 비유하며, 국민은 결국 야생 산밤같이 알이 꽉 찬 자신을 택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반 전 총장이 국가 원로로서 더 큰 기여를 해 달라고 당부했던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오전에 국회에서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반 전 총장에 대한 별다른 언급은 없이, 지난 20세기 박정희 체제를 뛰어넘어 김대중·노무현이 이루지 못한 미완의 역사를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습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지지했던 중도층 흡수를 기대하며, 거듭 문재인 전 대표와의 1 대 1 구도를 강조했습니다.
안 전 대표는 창당 1주년 기념식에 참석해 누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더 잘 준비할 적임자인지를 묻게 되는 순간, 문재인의 시간은 안철수의 시간으로 급격하게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역시 반 전 총장 지지층 흡수를 기대하는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현재 안보, 외교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여야를 막론하고 반 전 총장에게 큰 역할을 부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또 당이 어렵고 힘든 때일수록 확고한 신념을 가져야 국민이 마음을 열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도 반 전 총장의 경륜과 인적 네트워크가 잘 쓰일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2월 임시국회를 맞아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나섰죠?
[기자]
우 원내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민의당과의 연립정부를 전격 제안했습니다.
우 원내대표는 민주당과 국민의당이 힘을 합쳤을 때 정권교체가 확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라며,
정당 통합이 어렵다면 적당한 시점에 공동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라고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 같은 우 원내대표 발언은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힘이 빠진 제3지대론을 거듭 견제해 불씨를 차단하려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우 원내대표는 또 패권주의가 문제라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합당 운운하며 국민의당을 흔들려는 민주당의 모략을 강력하게 경고한다고 반발했습니다.
장정숙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국민의당은 우 원내대표가 내민 구애의 손길을 단호히 거절한다고 밝혔는데요, 우 원내대표가 국민의 기대와 성원으로 제3당에 오른 국민의당에 대한 결례를 범했다고 비판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YTN 안윤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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