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우리 정부의 쌀 지원도 거부하는 등 남북 관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북한의 비난에 그동안 원론적 입장만 밝혀왔던 정부도,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며 고민을 드러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하노이 결렬 이후 남북 간 대화는 거의 단절된 상태입니다.
개성 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는 불발된 지 오래고, 여러 현안에 대한 우리의 협의 제안에도 북측이 사실상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세계식량계획을 통한 정부의 쌀 지원에 대해서도 북측이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막말 수준의 비난을 이어가자, 정부의 고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김은한 / 통일부 부대변인 : 남북 간의 대화와 협력만이 유일한 길이며, 대화의 장에서 서로의 입장을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다는 것이 우리의 변함없는 입장이라는 점을 다시 말씀드리고, 북측도 이에 적극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
지금까지 원론적 입장만 내놓으며 직접적 대응을 자제하던 정부가 통일부 당국자를 내세워 북한의 막말에 직접 유감을 표한 건 이 같은 고심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우리 광복절 경축사에 대한 북한의 담화가 당국의 공식 언급이라 보기에는 도를 넘는 무례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앞으로 남북관계를 발전시키는 과정에서 남북이 상호 존중하는 기초 위에서 지킬 것은 지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신범철 /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그동안 북한의 비난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국내 여론의 악화, 그리고 대통령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고려해서 나름 수위를 조절했지만 불편함을 토로했다고 봅니다.]
북한의 '막말 담화'에 보낸 우리의 유감 표명 이후 앞으로의 남북 관계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주목되고 있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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