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거대 야당 중심으로 힘 합쳐라" 메시지

2020.03.04 오후 04:45
사진 출처=YTN
박근혜 전 대통령이 옥중서신을 통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모두가 힘을 합쳐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박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알려진 유영하 변호사는 4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서신을 공개했다. 서신은 "국민 여러분 박근혜입니다"라는 인사말로 시작해 코로나19에 대한 언급으로 이어졌다. 박 전 대통령은 "중국으로부터 유입된 코로나19의 국내 확진 환자가 수천 명이나 되고 30명의 사망자까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특히 대구·경북 지역에서 4천 명이 넘는 확진환자가 발생했고 앞으로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06년 테러를 당한 이후 저의 삶을 덤으로 사는 것이고 그 삶은 이 나라에 바친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추었지만 북한의 핵 위협과 우방국들과의 관계악화는 나라의 미래를 불안전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에 구치소에 있으면서도 걱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무능하고 위선적이며 독선적인 현 집권세력으로 인해 살기가 점점 더 힘들어졌다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를 했다. 이대로 가다간 정말 나라가 잘못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었다. 현 정부의 실정은 비판하고 견제해야 할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저의 말 한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렇지만 나라 장래가 염려돼 태극기 들고 광장에 모였던 수많은 국민들 한숨과 눈물을 떠올리면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며 "국민 여러분, 나라가 전례 없는 위기에 빠져 있고 국민들 삶이 고통받는 현실 앞에서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이합집산하는 것 같은 거대 야당의 모습에 실망도 했지만 보수의 외연을 확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여러분의 애국심이 나라를 다시 일으켜 세울 수 있다. 저도 하나가 된 여러분들과 함께하겠다"는 말을 전했다.

유 변호사는 "대통령께서 자필로 쓴 것을 교도소의 정식 절차를 밟아서 우편으로 오늘 접견서 받았다"고 전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자필 메시지는 총선을 앞두고 야당이 분열하지 않고 힘을 합하길 바라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심에서 징역 25년을 선고받았으나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됐으며 현재 파기환송심이 진행 중이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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