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마철, 추천 경로로 안내하는 내비게이션을 믿고 운전대를 잡았다가 도로 곳곳 통제선에 막히는 바람에 낭패를 본 경험 있으실 겁니다.
도대체 도로 통제 정보가 왜 바로 반영이 안 되는지 많이들 답답하셨을 텐데, 어이없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나연수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윤원식 / YTN 영상취재1부 기자 : (부장: 어, 어디냐?) 저 아직도 가고 있습니다. 지금 내비 상으로 계속 시간 늘어나서요. 11시 5분으로 또 가리키고 있습니다. (부장: 몇 시에 나왔는데 그래?) 7시 반이요. 평소대로 출근했는데. (부장: 에에?) 강변북로가 어마 무시하게 막히고 있습니다. (부장: 아니 막힌다는 거 몰랐어, 거기?) 예. (부장: 통제된다는 거?)]
서울 광진구 자택에서 상암동 회사까지, 무려 5시간이 소요된 YTN 취재진의 '곡소리' 나는 출근기에, 격한 공감이 이어졌습니다.
이미 운전대를 잡은 이상 내비게이션 안내대로 가다 낭패를 봤다는 겁니다.
[윤원식 / YTN 영상취재1부 기자 : (후배: 내비 따라 가신 거죠?) 그래. 교통정보가 채집이 안 됐었나 봐. 안내가 없었으니까. 완전 통제 상황이다, 우회해야 한다, 혹은 우회도로를 안내해주지 않아서.]
알고 보니, 교통 통제 상황은 내비게이션에 실시간 연동으로 반영되는 게 아니었습니다.
서울의 경우, 서울지방경찰청이 업체들과 협약을 맺고 업계 직원들이 한데 모인 이른바 '단톡방'을 개설해 교통 상황을 일일이 입력해주고 있었습니다.
어이없게도 티맵, 카카오내비, 아틀란티스 등 민간업체 대부분이 이 단체 대화방에서 정보를 얻습니다.
당연히 경찰 내부에서 한 번, 경찰과 업자가 함께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한 번, 그리고 업체 안에서 또 한 번, 정보 전달 과정에 시차가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게다가 대화방 가동 시간은 아침 7시부터 밤 10시, 야간 돌발상황에는 즉각적인 대응이 어렵습니다.
물론 경찰청 도시교통정보센터가 제공하는 교통 돌발정보라는 공공데이터가 있습니다.
하지만 업체들이 믿을 만한 정보인지 확신하지 못하는 데다 데이터 호환이 어렵다며 이용을 꺼리다 보니 궁여지책 '단톡방'이 등장한 겁니다.
[전용기 /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내비게이션은 이제 민간의 영역이 아닌 공공의 영역입니다. 앞으로 장마와 폭우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니, 정부의 보다 조속한 해결을 촉구합니다.]
장마와 홍수로 아수라장이 된 도로 위에서 내비게이션은 운전자들이 의지할 유일한 안내자입니다.
지금과 같은 주먹구구식 정보 전달로는 사소한 실수나 오류도 도로 위에선 큰 혼란과 대형 사고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YTN 나연수[ysn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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