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됐습니다. 후보들은 첫날부터 발에 땀이 나게 뛰고 있습니다.
유권자의 시선이 닿는 길거리 곳곳에도 후보들의 얼굴이 걸리고 있습니다.
후보들의 선거 포스터는 유권자의 마음의 훔칠 한 컷, 문구 하나의 전쟁입니다.
역대 서울시장들은 어떤 내용을 포스터에 담았을까요?
95년입니다.
여당 정원식 후보와 무소속 박찬종 후보 모두 깨끗한 서울을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조순 후보는 당시 인기 중국드라마의 주인공으로 정의로운 관료의 상징이었던 '포청천'처럼 긴 눈썹을 강조하는 사진을 찍었고요.
'서울 포청천'이라고도 적었습니다.
당선은 조순 후보
당시 각종 부정부패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바라던 서울 시민들의 열망이 표로 이어졌습니다.
1997년 말 IMF 사태 직후 치러진 98년 선거에선 어땠을까요?
수도 서울의 시장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위기관리 능력이었습니다.
때문에 두 후보 모두 서울을 책임지겠다는 걸 강조했습니다.
기호 1번 최병렬 후보는 '서울의 구원투수'라는 구호를 고건 당시 후보는 '서울은 고건'이라는 문구로 서울 전문가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기간 중에 실시된 서울시장 선거,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매년 국민소득이 크게 늘던 그때, '어떤 일을 하는' 서울시장이 될 것인가 가치관이 중요해졌습니다.
당시 이명박 후보는 '일 잘하는 경제 시장'을 포스터에 적었죠.
민주당 김민석 후보는 정면이 아닌 미래를 보는 듯한 시선으로 젊고 참신함을 강조했고, '앞으로 갑시다'라는 문구로 균형 발전을 강조했습니다.
결국 '성공한 기업인' 출신으로 '일 잘하는 사람'이라는 이미지와 청계천 복원을 약속한 이명박 후보가 서울시장에 당선됐습니다.
2006년 서울시장 선거에선 열린우리당 강금실 후보,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맞붙었습니다.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을 지낸 강금실 후보는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로 유권자에게 다가갔고요.
오세훈 후보는 '맑은 서울, 매력 있는 서울' 이라는 구호로, 이명박 시장 시절부터 추진한 구체적인 서울 청사진들을 실행할 거라는 걸 강조했습니다.
2010년도 보죠.
기존의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시장은 '일 잘하는 젊은 시장'에 대항해 노무현 정권에서 국무총리를 지낸 한명숙 후보는 '사람 특별시'라는 문구로 유권자의 표심을 흔들었습니다.
오세훈 당시 시장은 사전 여론조사에서는 크게 앞섰지만, 개표 결과 접전 끝에 힘겹게 한명숙 후보를 이겼죠.
시장직을 내건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책임을 지고 오세훈 전 시장이 물러나면서 갑작스럽게 공석이 된 서울시장을 뽑는 선거.
나경원 후보는 생활시장 나경원, '나경원이라면 안심입니다'라는 문구로, 안정감을 강조했다면
인권 변호사, 시민운동가 출신으로 야당 통합 경선에서 이기고 출마한 무소속 박원순 후보는 흰 셔츠에 소박한 웃음으로 서울 시민과 거리를 좁히려는 느낌을 줬죠.
일자리를 강조한 정몽준 후보 반면 박원순 당시 시장은 뒷 모습에 가까운 파격적인 사진으로 "당신 곁에 누가 있습니까?" 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2014년 서울시장 선거는 세월호 참사라는 국민적인 아픔이 클 때 치러졌고 당이나 정책보다 감성적인 문구가 시민들 가슴에 더 와 닿았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반면 2018년 지방선거의 서울시장 선거 포스터에선, 후보들 대부분 파격보다는 정공법을 택했습니다.
3선을 노리는 박원순 후보는 정면을 보며 안정적인 현 시장의 이미지를 강조했는데요.
김문수, 안철수 후보는 이제는 시장이 바뀌어야 한다는 의미일까요? '바꾸자 서울'이라는 메시지가 강조되고 있죠.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는 각각 "합니다 박영선", "첫날부터 능숙하게"라는 문구를 넣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후보의 포스터와 문구에 더 마음이 끌리십니까?
서울 유권자의 마음을 훔치기 위한 후보들의 경쟁은 투표일이 다가올수록 점점 더 치열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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