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 때 만든 '거대 공룡' LH...12년 만에 해체의 길로

2021.05.23 오전 04:53
[앵커]
이명박 정부 때 출범한 거대 공기업인 LH는 4대강 사업을 도맡아 하다가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 3월에는 대형 비리 사건까지 터지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공공개발 권한과 정보 독점을 막기 위해 주택과 토지라는 주된 기능을 쪼개는 방안이 유력합니다.

이대건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출범한 건 이명박 정부 때인 지난 2009년 10월.

기존의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통합해 거대한 '공룡 조직'이 탄생했습니다.

[이명박 / 전 대통령 (지난 2009년 10월) : 나는 우리 사회는 기득권을 버릴 때 진정한 소통이 되고 진정한 통합이 되고 진정한 화합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보금자리 주택 사업을 전면에 내세웠지만 실상은 반대가 극심했던 4대강 사업을 위한 통합이었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LH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이명박 정부 5년 동안 부채가 80조 원이나 급증했는데, 4대강 사업 영향이 큽니다.

늘어나는 건 '부채'만이 아니었습니다.

주택과 토지 관련 권한을 모두 쥐고 있다 보니 '부패'도 자연스럽게 쌓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지난 3월 초 드러난 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사건으로 이어졌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지난 3월 10일) : 개발을 담당하는 공공기관 직원이나 공직자가 관련 정보를 부당하게 이용하여 부동산 투기를 한다는 것은 우리 사회의 공정과 신뢰를 바닥에서 무너뜨리는 용납할 수 없는 비리 행위입니다.]

전방위 수사가 펼쳐지는 가운데, LH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수술도 이미 진행 중입니다.

주택과 토지라는 두 축의 LH 기능을 여러 개로 분리하는 방안이 가장 유력합니다.

한마디로 해체 수준입니다.

[김부겸 / 국무총리 (지난 18일) : 자기들이 권한도 갖고 정보도 독점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을 거라는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서는 답하도록 초안이 마련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거의 12년 만입니다.

이명박 정부 때 대규모 토건 사업에 앞장세우기 위해 탄생시켰던 LH는 이제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되면서 사실상 해체의 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YTN 이대건[dgle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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