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호남 공들이기'에 상처...윤석열 파장에 전전긍긍

2021.10.23 오전 04:21
[앵커]
결국 사과는 했지만, 전두환 씨를 옹호하는 듯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은 국민의힘이 공들여왔던 호남 동행 행보에 사실상 상처를 냈습니다.

여기에 개에게 사과를 주는 SNS 사진까지 겹치면서 대선을 앞둔 국민의힘 지도부는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박서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5·18은 특히 호남 지역 주민들에게 가슴 저린 한의 역사입니다.

국민의힘에겐 5·18 망언이 나왔던 치명적인 트라우마이기도 합니다.

[이종명 / 당시 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2019년) :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들에 의해서 폭동이 민주화 운동으로 된 겁니다.]

[김순례 / 당시 자유한국당 최고위원 (지난 2019년) : 모든 국민의 피땀 어린 혈세를 가지고 잔치를 벌이고 있는 5·18 유공자를 다시 한 번 색출해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정권을 내주고, 선거에 참패한 뒤 과거를 반성한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무릎 사과로 호남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김종인 / 당시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지난해 8월) : 죄송하고 또 죄송합니다. 너무 늦게 찾아왔습니다. 벌써 일 백번이라도 사과하고 반성했어야 마땅한데….]

2년 가까이 이어진 당 지도부의 노력으로 변화도 조금씩 나타나는 듯 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전두환 씨를 옹호하는 듯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발언은 국민의힘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었습니다.

[윤석열 / 전 검찰총장 : 전두환 전 대통령이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잘못한 부분이 그런 부분 있지만, 그야말로 정치는 잘했다고 얘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호남 분들도 그런 얘기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급기야 최고위원의 두둔 발언까지 이어진 상황.

[김재원 /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21일)] : 이 나라 부동산, 원전정책 그 두가지만은 문재인 대통령이 적어도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온갖 해명에도 호남 민심은 들끓고 있습니다.

[백종환 / 광주 시민 : 자기 국민을 학살하고, 또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든 사람을 옹호하는 그런 윤석열 씨는, 대통령 후보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김재주 / 광주 시민 : 마지못해 한 줄짜리 간단한 사과하고 바로 SNS를 통해서 개에게 사과를 주는 이런 모습을 통해 다시 한 번 또 우리 국민, 광주 시민을 또 조롱하는 이런 모습에 경탄을 금치 않을 수가 없고요.]

당사자의 사과를 이끌어 내고 급하게 호남 일정을 잡으며 부랴부랴 수습에 나선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도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대선까지 앞둔 상황에서 '호남 동행'이라는 공든 탑에 생긴 균열에 국민의힘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습니다.

YTN 박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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