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라디오(FM 94.5)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방송일시 : 2022년 6월 13일 (월요일)
□ 진행 : 박지훈 변호사
□ 출연자 : 구자룡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박지훈 변호사(이하 박지훈): 그간 사회적 문제가 되었던 ‘촉법소년’ 논의는 한동훈 장관이 연령하향을 검토하겠다고 하면서 사회적, 법적으로는 물론이고 정치권에서도 다시 뜨거운 이슈가 되었습니다. 무엇이 문제인지, 이것이 포퓰리즘적인 논쟁인지 그 내용을 살펴보고, 명예훼손 유죄 판결을 받은 유시민 작가의 사건도 함께 ‘사건구반장’에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구자룡 변호사, 안녕하세요?
◆ 구자룡 변호사(이하 구자룡): 안녕하세요.
◇ 박지훈: 지난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당초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했죠. 촉법소년 관련 법개정이란 어떤 내용인가요?
◆ 구자룡: 우리나라는 소년을 19세 미만자로 규정하고 있고, 형법에서 형사미성년자를 14세 미만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3등분을 해보자면, 10세 미만은 아무런 형사적 제재를 할 수 없고, 10세에서 14세의 촉법소년은 형사처벌은 할 수 없고 다만 소년법상의 소년보호처분만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4세 이상의 소년은 소년보호처분과 형사처벌이 모두 가능합니다. 지금의 논의는 촉법소년의 연령을 낮추어서 소년보호처분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의 가능성도 열기 위한 논의입니다.
◇ 박지훈: 그간 어리다는 이유로 처벌이 불가능한 점이 피해자보다 소년범을 우대하는 것이 아니냐는 불만도 있었는데, 이게 법적으로 왜 이렇게 규정하고 있는 건가요?
◆ 구자룡: 소년법의 원래 취지는, 소년법이 결코 소년을 우대한다기보다 소년의 특성에 맞는 처분을 해서 범죄에 물들거나 범죄자라는 낙인이 찍히지 않게 해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것입니다. 쉽게 말해, 어릴 때의 잘못으로 더 큰 범죄자가 되게 하거나 평생 사회에서 배제되는 결과는 막자는 것입니다. 소년 개인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더 큰 범죄자를 만들지 않기 위한 ‘사회’를 위한 고려도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형사책임은 ‘행위책임’이지 ‘결과책임’이 아닙니다. 그래서 그 논리 필연상 ‘자신의 행동이 무엇인지 변별할 지적능력이 없다면 형사죄책을 지울 수 없다’는 법리가 도출되고, 그래서 형법은 ‘14세가 되지 아니한 자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형사미성년자 규정을 두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두 가지 내용이 결합한 결과는 최근 참혹한 문제사례를 만들고 있습니다. 14세 미만자의 범죄가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으나 형사처벌이 되지 않는 사례, 14세 이상 미성년자의 범죄가 형사재판에 의하지 않고 소년부 재판만 진행되면서 약한 양형이 이루어지는 사례 등이 그런 것들입니다. 그래서 소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두어야 하는 것은 형사정책상 당연하지만, 그 세부적 연령에 관한 조정은 필요하다는 논의가 계속되어 온 것입니다.
◇ 박지훈: 그간 ‘촉법소년인데 어쩔꺼냐?’라고 적반하장 했던 사례도 있었고 사회적으로 문제됐던 사례들이 꽤 되죠?
◆ 구자룡: 네, 대표적인 게 용인캣맘 사건입니다. 당시 11세 정도의 아이들이 아파트 옥상에서 벽돌을 던져 그것을 맞은 주민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람이 사망한 사건이지만 가해자는 형사 미성년자라서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미성년자들이 주점에서 술을 마시다가 신분증을 요구하는 경찰에게 저항하고 경찰을 폭행까지 하면서도 ‘미성년자인데 어쩔꺼냐’라는 식으로 뻔뻔하게 대응하고 심지어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으러 오라고 하는데도 거부하면서 오히려 경찰이 미성년자인데도 과잉진압을 했다고 신고까지 했던 사례도 있었습니다.
◇ 박지훈: 이런 이슈들이 워낙 커지다 보니까 드라마로도 만들어져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실제로도 통계상으로 촉법소년의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 구자룡: 많이 나옵니다. 실제로 굉장히 많습니다. 이 어린아이들이 뭐 얼마나 대단한 죄를 짓겠느냐, 이렇게 쉽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작년 통계로는 촉법소년의 범죄건수가 1만 건이 넘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촉법소년의 범죄 발생 건수가 매년 1,000건 이상씩 증가하고 있어서 증가 추세가 굉장히 가파릅니다. 이 점을 더 큰 문제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 짚어봐야 될 부분은 내용상으로도 굉장히 좋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무슨 과실범죄나 이렇게 참작할 만한 범죄가 아니라 굉장히 흉악범죄 발생건수가 유의미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절도, 강도 심지어는 성범죄, 방화범죄 이런 죄질 자체도 안 좋은 것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데, 이것은 분명히 알고 저지르는 흉악범죄인데 나이 때문에 처벌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사건 발생 숫자뿐만 아니라 내용에 있어서도 지금까지의 처벌이나 이런 대응이 미흡하지 않았는가에 대한 반성적 고려가 있을 만한 사안이었다는 생각이 되고, 바로 그 부분이 개정법 논의의 출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박지훈: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관한 검토를 우선적으로 지시한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구자룡: 첫 번째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었기 때문이고, 두 번째로는 장기간에 걸쳐 사회문제가 되면서 국민들의 공감대가 형성되어 온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자체로도 한계상황에 와있는 문제기 때문에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로는 한동훈 장관이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사 이미지를 벗을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우선순위로 두었다고 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지금 야당에서 검찰공화국이라는 프레임을 제기하고 있고 한동훈 장관은 아직 검사로서의 이미지가 강한 것도 사실인데, 법무부의 업무범위 중 검찰에 관한 업무는 사실 작은 부분입니다. 오히려 법무부 직원의 상당수는 구치소와 교도소를 관장하는 교정직원이고 법무부의 업무범위도 민법, 상법, 행정소송법 등 법률 전반과 출입국·외국인정책, 출입국관리, 국가가 당사자인 소송의 국가 대표자로서의 소송진행 등 업무분야가 광범위합니다. 그러니까 오히려 검찰 업무 이외에 법무부가 관장하는 여러 업무에 관해서 충실한 업무수행을 하면서 검찰공화국이라는 프레임을 깨고 일 잘하는 능력있는 장관으로서 여러 가지를 놓치지 않고 챙기겠다는 측면도 읽히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래서 최근 한동훈 장관이 검찰을 먼저 방문하지 않고 첫 현장 행보로 청주교도소와 청주외국인보호소를 찾았던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됩니다. 법무부 장관으로서 검찰 이슈에만 매몰되지 않고 전반적으로 균형된 업무수행을 하겠다는 의지 표명으로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 박지훈: 민주당에선 포퓰리즘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죠?
◆ 구자룡: 그런 비판도 나오고는 있는데 그게 또 의아한 부분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형사미성년자와 촉법소년의 나이에 관해서 사회적 공분이 일었을 때는 민주당 의원들도 법개정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예를 들어서 최근 1년 사이에 민주당에서 촉법소년에 관한 연령 개정을 추진하면서 발의했던 법안만 3건이 있었습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촉법소년의 나이 상한을 12세까지 낮추자는 법안을 발의했었고, 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올해 1월에 연령을 13세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고, 민주당 김회재 의원도 마찬가지로 13세로 낮추는 법안을 발의했었습니다. 이낙연 전 총리께서도 총리시절 국회에 형사미성년자와 촉법소년의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개정입법에 관한 발의를 해 달라고 국회에 요청을 하기도 했었고, 이재명 의원도 대선에서 촉법소년 연령하향을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었기 때문에 이번 민주당의 비판이 일관된 태도인지, 논리적 검토의 귀결인지는 좀 의문이 있습니다. 형사미성년자에 관한 규정은 1950년대에 만들어져서 단 한번도 개정된 적이 없습니다. 당시 소년과 지금의 소년의 지적능력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이에 관한 논리적·형사정책적 접근을 해야 하는 문제이지 정파에 따른 주장을 할 사항은 아닙니다.
◇ 박지훈: 형사미성년자와 촉법소년의 나이를 개정하게 되면 앞으로 소년범 사건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 구자룡: 이 부분에서 의외로 오해가 굉장히 많으신데, 예를 들어서 형사미성년자와 촉법소년의 나이를 13세까지 낮춘다고 가정할 때 ‘그럼 13세는 형사처벌을 받아 전과자가 된다’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많으신데, 그게 그렇게 직결되는 내용이 아닙니다. 이런 오해가 포퓰리즘에 관한 주장으로도 연결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되는데, 그것은 실무를 잘 모르시는 분들의 주장일 뿐입니다. 왜냐하면 형사미성년자의 나이가 내려간다고 해도 사실 형사절차로 처벌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소년범 사건을 실제로 했던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14세 이상의 촉법소년이 아닌 경우의 소년범 사건은 지금도 형사처벌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실제 막바로 형사처벌이 되느냐고 하면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원칙적으로 소년보호 사건으로 처리하고 그런데도 불구하고 범죄전력이 누가 보기에도 굉장히 많이 쌓였는데도 전혀 반성하지 않고 재범을 하면 그때서야 정식 형사재판으로 기소를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소가 되었더라도 형사재판에서 소년이 반성하면서 피해자와 합의를 보고 선처를 받으려는 노력을 하면 재판부가 다시 ‘소년부로 송치한다’라는 결정을 내립니다. 제가 지금까지 했던 소년의 정식 형사재판 기소 사건 중 단 한 건도 최종 형사처벌이 내려진 적이 없고 모두 심리를 마친 후 다시 소년부로 송치한다는 결정을 받았었습니다. 그만큼 소년에 대한 사건은 교화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정식 형사재판을 거쳐 다시 소년부로 송치된 사건에서 아이들이 반성하는 정도가 무척 다른 것도 사실이었습니다. 그러니까 13세로 낮추어지면 처벌이 안되던 아이가 막바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면서 전과자가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실무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확한 개념은, 기존의 소년보호사건으로만 다룰 수 있던 촉법소년에 대해서 형사재판으로 다룰 수 있는 ‘가능성’ 하나가 열릴 뿐이고 그것이 투트랙이 되어 적합한 절차를 따를 ‘가능성’이 생기게 될 뿐, 실제로는 형사재판으로 가는 경우는 극히 드물 것이고 만약 형사재판으로 가게 되는 경우가 있다면, 그 사건은 전과관계나 범죄의 죄질 등 누가 보기에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경우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 박지훈: 다른 사건도 하나 살펴볼까요. 법원이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에게 명예훼손 유죄 판결을 선고했는데, 어떤 내용이죠?
◆ 구자룡: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2020년 4월과 7월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이 노무현재단 계좌를 들여다 봤다"며 '윤석열 사단'과 '한동훈 대검찰청 반부패부장"을 언급했습니다. 유시민 작가는 "그 당시 한동훈 검사가 있던 반부패강력부 쪽에서 (계좌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라고 언급했는데, 이 내용이 모두 허위였고 그 허위발언이 한동훈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것이 인정된 것입니다. 이미 이런 결론은 어느 정도 예상된 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계좌를 실제로 검찰이 들여다 보았다면 아무리 금융거래정보의 통보 유예가 있더라도 6개월에서 최대 1년 이후에는 금융사에서 계좌명의인에게 압수수색 사실을 통보해주는데 결국 그런 사실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유시민 작가 스스로도 2021년 1월경 "충분한 근거 없이 의혹을 제기했다"며 자신의 발언이 허위였다는 사실을 시인한바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유시민 작가는 재판에서 검찰에 대한 비판을 한 것이지 한동훈 개인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해서 명예훼손을 하려던 것이 아니었다고 변명하기는 하였지만, 그런 주장을 할만한 아무런 객관적인 근거도 없었고 그런 상황에서 굳이 그 검찰 중 한동훈 검사 개인을 특정할 이유도 없었던 것이라서 이런 변명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입니다.
◇ 박지훈: 앞으로 절차는 어떻게 될까요?
◆ 구자룡: 유시민 작가는 항소할 뜻을 이미 밝힌바 있고, 검찰도 항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다면 두 가지 측면에서 항소심 쟁점이 제기될 것인데, 1심에서는 일부무죄, 일부유죄로 선고했습니다. 비슷한 취지의 방송 발언이 두 번 있었지만 유시민 작가가 첫 번째 발언에서는 ‘검찰과 한 장관이 의혹에 대해 적극해명하지 않아 당시엔 유 전 이사장이 허위인 줄 몰랐다’고 본 것인데, 이것도 사실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유 전 이사장은 ‘계좌를 본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언급했는데, 그 ‘사실을 확인했다’라는 내용이 허위인 이상 근거 없는 발언으로 명예훼손죄는 성립하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피해자가 적극적인 해명까지 해주어야 가해자에게 허위인식이 성립하는 것인지 법리적으로 의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양형에 있어서도 유시민 작가는 합의를 본것도 아니고 합의금을 공탁한 것도 아닙니다. 그런데도 1심 재판부는 ‘피해자가 법무부 장관이 되면서 검사로서 명예가 회복된 면을 참작할만하다’라고 하였는데, 이게 양형기준에 없는 내용을 양형사유로 삼은 것인데다가, 그렇게 양형사유로 삼는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한동훈 개인이 스스로 잘된 것이지 가해자가 피해자를 잘되게 해준 것도 아니라서 이것을 양형상 선처 사유로 삼은 것이 적절한지도 논란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항소심의 쟁점사항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박지훈: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지금까지 구자룡 변호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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