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 1월 산업재해에 대한 사업주 책임을 강화하는 '중대재해 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이틀에 한 번꼴로 중대산업재해가 발생한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여덟 달 만에 모두 140여 건이 적발됐는데, 2건을 제외하고는 모두 사망자가 나왔고, 재판에 넘겨진 건 단 1건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기완 기자의 단독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7월 20일, 대구에 있는 정수장에서 70살 작업자는 유독가스가 있는지도 모른 채 청소를 하다 질식해 숨졌습니다.
다음 날, 대전 제지공장에서는 오·폐수 정화탱크에서 작업하던 50대가 무너진 활성탄 더미에 깔려 목숨을 잃었습니다.
안전조치를 하지 않은 원청의 책임을 묻는 중대재해 처벌법이 지난 1월 말부터 시행됐지만, 사고는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 9일까지 발생한 중대재해 사고는 모두 141건, 이틀에 한번 꼴로 발생한 건데, 2건을 제외하고는 모든 사고에서 희생자가 나와, 사망사고 비율만 99%에 달했습니다.
같은 회사의 사업장에서 사고가 수차례 반복되기도 했습니다.
DL이엔씨와 대우건설, 계룡건설산업 등에선 사상 사고가 3번이나 거듭됐고, 사고가 2번 난 사업체도 13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책임에 대한 수사와 재판은 사고 발생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141건 가운데 고용노동부가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송치한 건 21건, 이 가운데 단 1건만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여기에 정부의 중대재해처벌법 완화 기조가 기업들의 안전불감증을 키웠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영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국회 환경노동위원) : 이런 상황에서 시행령을 개정을 한다는 정부 방침은 비난받아 마땅합니다. 사고에 대한 정확한 조사와 그에 따른 중대재해 처벌법상의 조치가 강력히 필요한 때입니다.]
반면, 기업들은 여전히 중대재해 처벌법이 너무 과도하다며 현장에서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고, 정부와 여당은 이에 따라 자율성을 강화한 시행령과 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정식 / 고용노동부 장관(지난달) :5년 내에 안전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중대재해 감축 패러다임을 자율 예방 중심으로 전환하는 로드맵을 10월 중에 수립하겠습니다.]
중대재해 처벌법 취지를 살려야 한다는 야당과 기업들의 어려움도 살펴야 한다는 정부 여당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는 또 한 번 격돌이 예상됩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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