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여야 원내대표들과 회동을 제안한 것에 대해, 자신을 만나는 게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괘념치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박광온 원내대표의 운신 폭을 넓혀주려는 것으로 보이는데, 회동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조성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분신한 건설노동자 빈소를 조문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자신을 제외한 윤석열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회동에 대한 생각을 밝혔습니다.
민생 경제와 안보 위기를 거론하며, 대화와 정치의 복원을 위해 괘념치 않겠다는 뜻을 내비친 겁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상대를 죽이려는 게 아니라 상대를 존중하고 대화하고 협치해야 합니다. 대통령께서 야당 대표를 만나는 것이 여러 사정으로 어렵다면 원내대표와 만나는 것도 저는 괘념치 않겠습니다.]
이 대표는 지난해 8월 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여러 차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요청했지만, 성사되지 않았습니다.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일대일 만남에 부정적인 여권의 기류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대신 대통령실에서 꺼내 든 카드는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의 다자회동이었는데,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대표를 먼저 만나는 게 순서라며 사실상 거절했습니다.
[박광온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지난 2일) : (취임) 1년 동안 야당 대표와 회동이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것이 저희로서는 참 아쉬운 대목입니다.]
결국, 이 대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박 원내대표 본인 판단에 따라 자신보다 먼저 대통령과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터준 것으로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여야가 상의해 조속히 방향을 잡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YTN에 이 같은 입장과 함께, 윤 대통령은 여야 원내대표단 회동을 제안한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과거처럼 여당 총재를 겸하는 게 아닌 만큼 야당과 단독 회동은 이뤄질 수 없다고 거듭 선을 그었습니다.
국민의힘은 대통령실이 결정할 일이라며 말을 아끼고 있습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YTN과 통화에서 박 원내대표가 동의한다면 언제든 대통령과 회동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이 대표 말이 정치적 수사인지, 진정성이 있는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회동을 제안받은 박 원내대표는 입장을 내지 않은 채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윤 대통령 취임 1년을 앞두고 대통령과 여야 원내지도부의 첫 만남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YTN 조성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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