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24년 만의 방북 일정을 소화한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최고급 리무진을 선물하고 번갈아 운전까지 하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보란 듯이 비웃었습니다.
정상회담 결과로 맺어진 새로운 조약에도 대북 제재를 노골적으로 무시하는 듯한 조항들이 곳곳에 들어갔습니다.
김대겸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정상회담을 마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검은색 리무진 차량에 탑승합니다.
푸틴 대통령이 직접 운전대를 잡고 뒤이어 김정은 위원장도 조수석에 올라탑니다.
잠시 뒤 정원에 도착해 잠깐의 산책을 즐긴 두 정상.
이번엔 김정은 위원장이 운전대를 바꿔 잡아봅니다.
푸틴 대통령이 방북 선물로 건넨, 러시아산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 시승 장면입니다.
[조선중앙TV(지난 20일) : 푸틴 대통령 동지가 김정은 동지께 선물한 승용차를 두 수뇌분께서 서로 번갈아 모시며 영빈관의 아름다운 구역의 구내 길을 다니셨습니다.]
러시아는 지난 2월에도 북한에 똑같은 차량을 선물했다가 한미로부터 경고장을 받기도 했습니다.
고급자동차나 보석 등 사치품을 금수 대상에 올린 유엔안보리 결의 2094호와 고급 승용차 등 모든 운송수단의 대북 공급과 판매, 이전 등을 금지한 결의안 2397호를 어겼다는 겁니다.
[임수석 / 외교부 대변인(지난 2월) : 푸틴 대통령이 김정은 앞으로 승용차 선물을 한 것과 관련해서는 모든 유엔 회원국은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를 철저하게 준수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푸틴과 김정은, 두 정상이 국제사회를 더욱 노골적으로 비웃기라도 하듯 차량 시승까지 나선 건데, 이 같은 흐름은 새로 체결된 북러 조약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유엔 등 국제기구의 북러 제재에 맞서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듯한 조항부터(제7조), 한미일 독자제재 등 다른 강제조치 적용 역시 반대한다는 내용(제16조)도 함께 담았습니다.
무역경제나 투자 협조 등 사실상 경제제재를 무력화할 뜻도 내비쳤습니다(제10조).
특히 우주와 생물, 평화적 원자력 등 과학기술분야 협조와 공동연구를 장려하겠다는 내용은 군사 위성이나 대량살상무기 개발로까지 이어질 수 있어 안보리 제재에 정면으로 위반될 소지가 다분합니다.
[봉영식 / 연세대 통일연구원 전문연구위원(지난 20일, YTN '뉴스NOW') : 북한이 원하는 이런 대북 제재에 대해서 생존할 수 있는, 숨통을 틔워주는 것에 대해서는 일정 역할을 하겠다, 이런 조항을 삽입했고….]
24년 만에 북러 군사동맹이나 다름없는 조항까지 되살아나면서, 러시아의 용인 아래 사실상 대북제재가 무력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YTN 김대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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