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이 발의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탄핵소추안이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됐습니다.
한 대행이 대국민 담화에서 헌법재판관 임명에 여야 합의를 거듭 요구한 뒤 민주당이 즉각 탄핵안을 발의한 건데, 표결은 이르면 내일 이뤄질 전망입니다.
국회 연결해 알아보겠습니다. 이준엽 기자!
한 대행 탄핵안 내용과 표결 전망, 자세히 전해주시죠.
[기자]
민주당이 발의한 한덕수 탄핵소추안은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으로는 헌정사상 최초입니다.
탄핵 사유는 크게 여섯 가지를 꼽았는데요.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 상병 특검법에 윤 대통령이 거듭 재의요구권, 즉 거부권을 행사할 당시 국무회의를 열어 이를 건의한 점,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내란 행위에 공모하거나 묵인·방조한 의혹이 있는 점,
계엄 이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공동 국정운영' 체제를 발표한 점,
내란 상설특검 임명절차를 회피하고, 헌법재판관 임명을 사실상 거부한 점이 모두 위헌·위법이라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탄핵안은 보고 24시간 뒤, 72시간 이내 표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폐기 수순을 밟게 됩니다.
오후 2시쯤 국회 본회의에서 보고가 이뤄졌고, 본회의 소집 권한을 쥔 우원식 국회의장도 내일 본회의를 열기로 한 상황이라 이르면 내일 표결이 전망됩니다.
또 이번 탄핵소추안을 두고 여당은 대통령에 적용되는 200명 이상을, 야당은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에 적용되는 151명 이상을 의결정족수로 주장하고 있어 우 의장이 어떤 표결 방침을 정할지도 주목됩니다.
[앵커]
탄핵소추안 발의가 애초 오늘 이뤄질 거라는 전망은 많지 않았는데, 왜 앞당겨진 겁니까?
[기자]
네 민주당은 원래 내일 오전까지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 여부를 지켜보고 탄핵 발의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대행이 대국민 담화를 통해 헌법재판관 임명에 여야 합의를 요구하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분위기가 급변했습니다.
같은 시간 진행된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는 격앙된 반발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고, 의총을 마친 뒤 박찬대 원내대표는 곧바로 한 대행 탄핵안 발의를 발표했습니다.
박 원내대표는 '권한대행'이 아니라, '내란 대행'임을 인정한 담화였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습니다.
[박찬대 /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내란사태의 핵심·주요임무 종사자임이 분명해졌습니다. 윤석열 탄핵 이후 보여왔던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의 원인이 무엇이었는지도 분명해졌습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한 대행 탄핵은 안보 공백과 경제 불확실성을 유발해 국제사회 신뢰를 무너트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고 비판했습니다.
졸속 탄핵, 보복 탄핵, 권력 찬탈 탄핵이라며 민주당이야말로 내란 정치를 일삼고 있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국정 초토화까지 불사하며 탄핵안을 난사하는 이유는 단 하나, 조기 대선으로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가려보겠다는 계산입니다.]
[앵커]
탄핵 발의 계기가 된 헌법재판관 임명 절차는 어떻게 됐는지도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국회 본회의에서는 민주당이 추천한 마은혁·정계선 헌법재판관 후보와 국민의힘이 추천한 조한창 후보 임명동의안이 모두 통과됐습니다.
헌법재판관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과반 찬성으로 통과되는 만큼, 과반의석을 차지한 야당 단독 처리가 가능했는데요.
앞서 한 대행에게 임명권이 없다며 인사청문회 단계에서부터 불참한 국민의힘의 경우, 본회의 표결에도 아예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조경태, 김예지, 김상욱, 한지아 의원은 불참 방침에 반발하면서 표결에 참석했습니다.
실제 마은혁, 정계선 후보의 경우 193표의 찬성표를 받아 범야권 192석보다 많은 찬성표가 나왔고, 무기명으로 진행된 임명동의안 표결에는 모두 195명이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표결을 마친 뒤 한 대행을 향해, 국회가 선출한 헌법재판관에 대한 임명 지연이나 거부는 명분이 없는 일이라며 비판했습니다.
여야 대치가 격화되는 가운데, 오늘 본회의에선 앞서 여야 정책위의장끼리 합의한 민생법안 가운데 20여 건도 처리했습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 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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