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간판 지운 국민의힘...정치권 '당명 변경'의 역사

2026.02.16 오전 05:10
[앵커]
국민의힘이 당사 간판을 지우는 등 당명 개정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설 연휴 뒤 이르면 이달 내 확정될 전망인데, 그동안 사례를 보면 단순 당명 교체만으로는 민심이 크게 호응하지 않았습니다.

이번엔 승부수가 통할 수 있을지 박광렬 기자가 전망했습니다.

[기자]
여의도 중앙당사의 당 명칭과 로고를 지운 국민의힘, 대신 '청년이 당명을 지우고 다시 쓴다'는 취지가 담긴 이미지 패널로 변화 의지를 강조했습니다.

비상계엄 사과에 이어 쇄신안의 하나로 당명 개정 카드를 꺼내 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70% 가까운 당원 투표 지지로 급물살을 탔습니다.

[정희용 / 국민의힘 사무총장(지난달 12일) : 당명 개정을 통한 이기는 변화와 새로운 시작에 대한 당원분들의 분명한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국민 공모에서 국민과 자유, 공화와 미래, 혁신 등의 키워드가 제안됐는데, 보수의 가치를 담겠지만, 특정 이념에 치우치는 일은 없을 거란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신동욱 / 국민의힘 최고위원 (지난 1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 극우 쪽으로 가는 이런 노선을, 자꾸 그 프레임을 만들어서…. (당명 개정 방향이) 꼭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저희 당은 미래로 가는 정당을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이지….]

당명에는 보수와 진보를 막론한 정치권 간판 교체의 역사, 각 진영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열린우리당부터 더불어민주당까지.

민주당 계열의 당명 변경은 노무현 정부 레임덕이 극에 달했던 2007년에서 친안철수·호남계와 갈등 끝에 갈라섰던 2015년 사이 7차례나 집중됐습니다.

보수 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주요 변곡점이었습니다.

3년 반 동안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국민의힘으로 이름표를 바꿔 달았습니다.

성패를 좌우한 건 단순 '라벨 갈이'에 그치는지 여부였습니다.

2012년 출범한 새누리당, '레드 콤플렉스'를 넘어 빨강을 당 상징색으로 택하는 파격을 선보였고, '경제민주화' 전면 배치, 외부 인사 수혈로 중도를 공략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지도부의 연이은 호남 방문에 30대 이준석 당 대표 선출, 과거 보수 정권 과오에 대한 반성 등 수구·극우 이미지를 떨치는 데 주력하며 정권교체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김종인 /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2020년 12월) : 두 전직 대통령이 영어의 몸이 되어있습니다. 저희가 역사와 국민 앞에 큰 죄를 저질렀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출범 직후부터 이른바 '태극기 세력'에 휘둘린 데다,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김문수, 충남지사 이인제 등 '올드보이' 카드를 꺼내며 TK 제외 전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출마자 막말 논란 등으로 총선에서 참패한 미래통합당도 대표적 실패 사례로 꼽힙니다.

[황교안 / 당시 미래통합당 대표(2020년 4월) :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습니다.]

윤석열 그림자를 지우고 쇄신의 내용물도 담아야 하는 국민의힘, 역대 당명 변경 사례와 비교해 쉽지 않은 상황에 직면한 건 분명합니다.

당명을 바꾸기 전 맞게 될 윤 전 대통령 1심 선고를 계기로 '절윤' 등 큰 폭의 노선 변화를 보여줄지에도 재차 관심이 집중됩니다.

YTN 박광렬입니다.


촬영기자 : 이상은, 이승창
영상편집 : 이주연
디자인 : 신소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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