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EU FTA 협상이 중반전을 지나고 있지만 여전히 상품 관세 분야에서는 전혀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과의 FTA협상은 한미 FTA때와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어떻게 다른지 최기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금요일에 끝난 4차 협상에서도 한-EU 양측은 상품 관세철폐 문제를 놓고 한발짝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습니다.
한미 FTA 협상의 경우 양측 모두 협상 초기에는 60-70% 대, 낮은 수준의 개방안을 제시했습니다.
그리고 후반으로 가면서 주고받기를 통해 개방수준을 94%로 높여 협상을 타결했습니다.
그러나 EU는 달랐습니다.
처음부터 80%의 높은 개방안을 제시해 63%를 제시한 우리측을 당황하게 했습니다.
우리측이 68%로 높인 수정안을 제시했지만 이마저도 EU와의 격차가 큰 상태입니다.
EU측은 7년내 관세 철폐를 제시한 자동차를 빼고는 사실상 100%를 3년 안에 철폐하자는 요구입니다.
[녹취:베르세로, EU측 수석대표]
"어떤 사람은 EU가 너무 순진한게 아니냐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양측 제안이 어느 정도 비슷해야 품목별로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미국과 달리 EU는 27개 회원국이 EU 집행위에 권한을 위임해 협상하기 때문에 운신폭이 크지 않습니다.
결국 다음 협상에서는 우리측이 상품 개방 수준을 높여야 협상의 속도를 낼 수 있게 됐습니다.
[녹취:김한수, 우리측 수석대표]
"5차 협상이 그런 식으로 전개되지 않으면 연내가 아니라 계속 타결이 힘들어질 것이고 장기화 될 수 있습니다."
높은 수준의 개방을 약속한 한미 FTA는 EU와의 협상에서는 부담 요인입니다.
한국 시장에서 미국 상품과 경쟁해야 하는 EU가 손해를 감수할 리 없기 때문입니다.
정치적인 민감성이 적어 수월할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한-EU FTA 협상도 결국 험난한 길을 걷고 있습니다.
YTN 최기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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